「놀면 뭐하니?」의 트로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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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신인가수 ‘유산슬(유재석)’을 띄우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 시청자들은 물론 트로트 업계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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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트로트 시장은 2010년 이후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장윤정의 <어머나>, 박현빈의 <곤드레만드레>가 발표된 게 2006년,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도 2009년 발표된 곡이다. 하지만 올 초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 붐을 일으킨 트로트 열풍의 바통을

<놀면 뭐하니?>가 이어받으면서 10여 년 간 침체된 트로트 시장에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김태호 PD를 비롯한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성인가요업계 활성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뽕포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기획의도도 좋지만 더욱 놀라운 건 트로트업계의 힘든 현실을 웃음으로 전달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30일 방송된 ‘매니져스’편에 출연한 트로트 매니저들이 유산슬 홍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끼워팔기’를 제안하며 “출연료는 30만~50만원”이라고 언급한 게 단적인 예다. 대한민국 톱MC를 다른 가수가 출연할 때 함께 섭외한다는 설정도 황당하지만 회당 1500만원 가까운 출연료를 받는 유재석조차 신인의 신분으로는 30만~50만원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게 트로트업계의 현실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은 이미 <내일은 미스트롯> 출연자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더욱 황당한 건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신인가수 출연료는 30만~50만원이라는 사실이다. 물가 인상률을 감안해도 터무니없는 액수다.

<놀면 뭐하니?>는 신인 트로트 가수들이 걷는 길을 현실적인 웃음으로 보여준다. 아이돌 가수들이 MBC <쇼! 음악중심>이나 KBS2 <뮤직뱅크> 출연을 통해 얼굴을 알린다면 신인 트로트 가수들은 KBS1 <아침마당>이나 원음방송 라디오가 으레 거쳐야 하는 코스다. 방송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일부 신인들은 출연료 없이 오로지 홍보 목적으로 노래교실을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다행인 건 성인가요업계를 향한 제작진의 따뜻한 시선에 시청자들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산슬과 함께 <아침마당>에 출연한 요요미·연하남쓰·이용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유튜브 채널에는 <합정역 5번 출구>나 <사랑의 재개발>을 커버하거나 이 곡으로 행사하는 가수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제작진의 목표와 신인가수 유산슬의 목표가 꼭 일치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유산슬은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로 신인가수상과 예능신인상,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쥘지도 모른다. 유재석은 할 수 없지만 유산슬은 가능한 ‘무한도전’이다.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특급MC 유재석과 신인가수 유산슬이 동시에 등장할 수도 있다. 이 칼럼을 쓰며 호기심에 김태호 PD에게 메시지를 보내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유산슬씨의 목표는 박수칠 때 1집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신인가수 유산슬씨, 인터뷰 한번 합시다!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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