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를 막기 위해 단식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지난 11월 20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을 선언하며 한 말이다. 그는 이어 “나에겐 자유민주세력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싶은 소명의식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결기는 뜨거웠지만 단식투쟁에 대한 반응은 영하권 날씨처럼 냉랭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을 얕잡아보고 있는데 단식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냐”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도 황 대표의 돌발 투쟁을 쇄신 피하기 ‘꼼수 단식’으로 규정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단식·삭발) 이행에 돌입했는데, 이런 방식의 제1야당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황 대표는 왜 단식을 택했을까. 여의도 안팎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을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하며 제기한 쇄신 요구를 단식으로 덮으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보수통합과 당 쇄신이 여의치 않자 국면전환용으로 단식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황 대표의 단식에 움직일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황 대표를 만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첫 마디는 “이런 건 참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였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주간 舌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