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지막 권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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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

<인간의 마지막 권리> 박충구 지음·동녘·1만6000원

[신간]인간의 마지막 권리 外

왜 우리는 무의미한 고통을 끊임없이 거부하면서 죽어가는 이에게는 그 고통을 끝까지 견디라고 할까?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물음이다. 저자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류사회가 그동안 죽음을 이해해온 방식과 현대세계의 상황 변화를 함께 짚어본다. 과거와 달리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화와 죽음의 과정 역시 오랜 기간을 거치는 쪽으로 인류의 삶은 변해왔다. 긴 죽음의 과정을 겪어야 하는 사람의 고통을 세심하게 숙고하지 못한 채 수명연장의 결과부터 마주했던 것이다. 짧고 갑작스러운 죽음이 지금보다 더 흔하던 과거의 세계에선 죽음의 의미 역시 좁을 수밖에 없었고, 죽어가는 인간의 마지막 권리 역시 부정됐다. 이제 인생에서 마지막 시기를 맞는 이들을 위한 권리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함께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윤리학자이자 신학자인 저자가 보수적인 종교계를 향해 죽음에 열린 태도를 가지라고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아직까지 법적으로 의사조력자살이 허용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죽을 권리’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이미 한국인 두 명이 해외에서 스위스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아 의사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책이 제시하는대로 다양한 관점에서 죽음을 살펴보면 ‘삶이란,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본질적인 물음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가’와 같은 실용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이 아니라 병원에서, 가족·친지보다 의료진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을 ‘낯선 죽음’이라 표현한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에게 낯설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낯설기 때문이다. 차분히 삶을 되돌아볼 지점도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고 관리할 때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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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겨진 눈 아래에 | 정도경 외 지음·황금가지·1만3800원

인공자궁이 발달한 근미래, 여성을 여러 계급으로 분류하며 출산의무를 지우는 통제사회를 그린 SF 중편 <감겨진 눈 아래에>가 표제작인 작품집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가부장 세계를 살아가는 여성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담은 7편의 중단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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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서 | 파리 리뷰 엮음·김율희 옮김·다른·2만6500원

명성 있는 문학잡지인 <파리 리뷰>의 지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저자 인터뷰’를 모아 주제와 질문에 따라 새롭게 구성했다. 60여년에 걸쳐 이뤄진 작가들의 인터뷰 기록을 통해 303명의 작가가 내놓은 919개의 생각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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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 산책 | 조성면 지음·소명출판·1만6000원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정작 대중적인 작품에 대한 비평은 쉽게 찾기 힘든 현실에서 전문 평론가가 낸 비평집이다. 유명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매트릭스>, <아바타> 등 유명 장르소설·영화·만화·컴퓨터게임까지 폭넓고 쉽게 다루고 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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