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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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맛’을 찾는 사람들

<음식의 말> 레네 레제피 외 지음·박여진 옮김 윌북·1만4800원

[신간]음식의 말 外

최고의 맛이란 존재할까?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맛을 보는 경험과 그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에 있는 부엌의 수만큼, 또는 혀의 수만큼 다양한 ‘최고의 맛’이 존재할 테니까. 그럼에도 그 최고의 경지를 탐구하는 노력과 이야기 역시 무수히 많다. 책은 그 맛을 찾고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풀어내는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펼쳐 놓았다. 마치 집밥처럼 어디에든 흔하지만 저마다의 식탁에서는 나름 최고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닮았다. 프라이드 치킨, 카레, 빵, 커피, 치즈 등 쉽게 접하고 자주 먹는 음식을 사실적이면서도 우아하게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세계 곳곳의 음식들이 기원한 뿌리와 현주소까지 살핀 음식학 연구자들의 글들이 더해져 맛깔스러운 양념 같은 역할을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유명 셰프부터 농부, 과학자, 평론가, 사회학자, 푸드트럭 요리사까지 음식에 오랜 시간을 바쳐온 사람들이 풀어 놓는 속 깊은 말에는 사람이 먹고 사는 삶에 관한 진심이 담겨 있다. 모든 밀의 어머니로 불리며 현존하는 밀 가운데 가장 오래된 밀인 ‘외알밀’은 한때 잊힐 뻔했지만 풍부한 단백질 덕분에 슈퍼푸드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 오래된 종을 다시 식탁에서 볼 수 있게 된 데는 외알밀 생산에 평생을 헌신한 농부의 땀과 열정이 있었다. 해당 분야의 현장에서 경험하지 않았으면 알기 힘든 음식 재료나 조리 분야의 세밀한 이야기, 그리고 때론 미각을 자극하기도 하며 통찰력을 자극하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다양한 풍미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세계화와 함께 특히 음식문화가 넘나드는 국경의 문턱도 낮아졌다. 국내에도 불과 몇 년 전에는 낯설었지만 금세 친숙해진 각국의 요리들이 수저를 끌어당기고 있다. 음식문화는 다양하지만 맛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만들어낸 인류의 식문화 유산들을 곱씹다 보면 더위에 달아난 입맛을 돋울 새 식단을 찾을지도 모른다.

[신간]음식의 말 外

▲인문적 인간 | 고영직 지음·삶창·1만6000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문학을 토대로 삶의 의미와 가치, 더불어 사는 일의 실천적 함의를 차곡차곡 정리해 보여준다. 서로 삶을 기대고 의지하는 언덕이 되어주자는 능동적인 실천을 강조하면서 그것은 시와 예술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신간]음식의 말 外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 애덤 알터 지음·홍지수 옮김·부키·2만2000원

‘무엇이 당신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검색하게 만드는가’라고 붙은 책의 부제를 보면 주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행위 의존·중독이 빠르게 확산되는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도 함께 모색한다.

[신간]음식의 말 外

▲마르크스 철학 연습 | 한형식 지음·오월의봄·1만2000원

철학은 쓸모없는 학문이라는 취급을 받지만 세상을 보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반성하게 한다. 한물간 지 오래라는 마르크스의 철학은 이 점에서 특히 탁월하고, 그래서 불편하지만 마주해야 할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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