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빅3’로 ‘슈퍼팀’ 꿈꾼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LA 레이커스는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 ‘슈퍼팀’을 꿈꾼다. 현역 최고 빅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했고, 한 명의 거물급 선수를 더 영입해 ‘빅3’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앤서니 데이비스 / AFP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 / AP연합뉴스, 카이리 어빙 / AFP연합뉴스

앤서니 데이비스 / AFP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 / AP연합뉴스, 카이리 어빙 / AFP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라고 불릴 만큼 치열했던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전장에서 가장 빛났던 팀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2014~2015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는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세 번을 우승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그런데 이 골든스테이트의 아성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토론토 랩터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케빈 듀란트와 클레이 톰슨, 두 주축이 각각 아킬레스건 파열과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내년 시즌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 샐러리캡을 꽉 채우고도 넘쳐 사치세를 물고 있는 골든스테이트는 다음 시즌 이들이 뛸 수 없음에도 둘 모두 잡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미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듀란트와 톰슨에게 골든스테이트가 더 많은 사치세를 감당하면서까지 이들을 위해 큰 돈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임스 “해보자! 이건 시작일 뿐이야”

이런 가운데 오프시즌 동안 관심을 끄는 팀이 하나 있다. 바로 LA 레이커스다. 보스턴 셀틱스와 함께 NBA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인 레이커스는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 차근차근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그 큰 그림이란 다름아닌 ‘슈퍼팀’ 결성이다. 레이커스는 지난 6월 16일 농구계를 들썩이게 만든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론조 볼, 브랜던 잉그램, 조시 하트 등 3명의 선수와 드래프트 지명권 3장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넘기는 조건으로 뉴올리언스에서 센터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했다.

데이비스는 야니스 아테토쿤보(밀워키)와 더불어 현역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선수다. 211㎝에 달하는 큰 신장에 스피드도 준수해 달리는 농구에도 적합하며, 최근 빅맨들에게 요구되는 3점슛 능력도 갖췄다. 매 시즌 후 발표되는 올-NBA 퍼스트팀에 세 번이나 선정됐고, 2012~2013시즌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7시즌을 NBA에서 보내면서 6번이나 올스타에 뽑혔다. 기량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 시즌 도중 뉴올리언스를 떠나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구단으로부터 미움을 사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 논란 속에서도 끝내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현재 레이커스에는 NBA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있다.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가세한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제임스는 데이비스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보자! 이건 시작일 뿐이야’라는 말을 올려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레이커스의 영입은 데이비스가 끝이 아니다. 데이비스 외에 한 명의 거물급 선수를 더 영입해 ‘빅3’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번 FA시장의 최대어인 카와이 레너드(토론토)가 레이커스로 가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 중에서 레이커스행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선수는 다름 아닌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보스턴)이다.

‘슈퍼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임스

어빙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 제임스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2017~2018시즌을 앞두고 팀이 제임스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 싫어 클리블랜드에 트레이드를 요구해 보스턴으로 갔다. 어빙은 보스턴에서 리더가 되기를 원했지만, 좀처럼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어빙은 시즌 도중 제임스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내 행동은 잘못된 것이었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제임스도 이 사과를 흔쾌히 받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어빙이 레이커스에 합류한다면 어빙과 제임스, 데이비스의 이름값만으로도 단번에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현재 어빙은 브루클린 네츠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레이커스는 이에 대비해 브루클린의 에이스인 포인트가드 디안젤로 러셀 또한 영입하려 하고 있다. 러셀은 2015~2016시즌 레이커스에서 데뷔했으나 2시즌 만에 브루클린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런데 러셀은 트레이드되고 나서 잠재력을 만개했다. 이번 시즌에는 평균 21.1점·7.0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브루클린을 4시즌 만에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이미 러셀이 레이커스 수뇌부와 협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이 또한 가능성이 높다. 러셀은 다른 FA들과는 달리 루키 시절 맺은 4년 계약이 이번에 종료된 상황에서 브루클린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온 ‘제한적 FA(RFA)’여서 계약규모에 대한 부담도 적다.

결국은 돈을 얼마나 지출할 것이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통상적으로 이런 슈퍼스타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연봉 지출이 있어야 한다. 다음 시즌 NBA의 예상 샐러리캡은 1억1600만 달러(약 1345억원)인데, 이 중 제임스(3744만 달러)와 데이비스(2709만 달러)의 연봉이 무려 55%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 확실한 스타 선수 한 명 정도는 더 데려올 여유가 있긴 하지만, 문제는 다른 선수들에게 줄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소 12인에서 최대 15인의 선수단을 채워야 하는데, 선수 3명에게 80% 가량의 연봉을 지출하면 결국 다른 선수들이 희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벤치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주전 의존도가 심해질 공산이 크다. 빅마켓인 로스앤젤레스를 연고지로 하는 만큼 사치세를 감수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간 사치세를 감당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레이커스가 또 다른 슈퍼팀을 꾸릴 것이라는 가능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제임스가 합류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제임스는 레이커스 합류 이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등 구단에 은근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제임스는 의심의 여지없는 현역 최고 NBA 스타다. 하지만 그는 늘 ‘슈퍼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2009~2010시즌 후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면서 당대 최고의 슈팅 가드인 드웨인 웨이드, 그리고 토론토에서 전성기를 보내던 센터 크리스 보쉬와 ‘빅3’를 이뤘다. 이를 두고 “우승을 너무 쉽게 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제임스는 이 3명과 함께 마이애미에서 우승 두 번, 준우승 두 번을 했다.

이후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제임스는 이번에는 어빙, 그리고 리그 최정상급 파워포워드였던 케빈 러브와 함께 다시 한 번 ‘빅3’를 결성했다. 제임스는 이들 3명과 함께한 3시즌간 우승 한 번, 준우승 두 번의 업적을 쌓았다. 이제 레이커스로 돌아온 제임스가 노골적으로 우승을 위해서 ‘빅3’를 다시 한 번 재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찬반 여론도 다시 한 번 들끓고 있다. 레이커스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팀들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가 결코 없는 반면, 팬들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이슈거리가 생겨 즐겁기만하다.

<윤은용 스포츠부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