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스플레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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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찬반 ‘균형 있는 비판’

<우먼스플레인> 이선옥 지음·필로소픽·1만4800원

[신간]우먼스플레인 外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의 전선에는 중립지대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사실 어떤 이념적 대립에서든 이렇게 양 극단이 치열하게 맞붙으며 이분법 구도를 만드는 일은 흔하다. 그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부딪칠 때 어리둥절해 있던 다수를 향해 이쪽 편으로 붙으라고 종용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그리고 그렇게 불어난 목소리를 바탕으로 논쟁이 더욱 증폭되는 모습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논쟁이 진행되면 비로소 양측의 입장을 여러 차례 오가며 검토한 이들에게서 보다 객관적인 비판지점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게 된다. 이 책 역시 그런 ‘균형 있는 비판’을 표방하며 세상에 나온 책이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겠다’고 하는 저자는 페미니즘을 비판하지만 안티 페미니즘과도 거리를 둔다. 시민의 기본권을 우선하고 각 젠더 이슈에서 생각해봐야 할 지점들을 논리적으로 풀어 독자들이 스스로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주문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 강조해서 따지는 지점은 최근 젠더 논쟁에 등장한 새로운 개념들이 얼마나 명료하게 정의되어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이 개념과 용어 선점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들 개념이 과연 오남용 없이 정확하게 쓰이고 있는지를 묻고 따지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대강의 의미만 공유하며 통용되는 용어들 때문에 놓치고 있는 지점들을 세세하게 밝혀야 앞으로의 논쟁이 공회전 없이 보다 충실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주된 비판 대상이 아무래도 페미니즘 쪽이기 때문에 이 책의 논의 역시 어느 한쪽의 일방적 비판으로 오독될 여지가 없지는 않다. 양쪽 모두를 비판하며 ‘진실’을 추구하겠다는 입장 그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소모적 논쟁이 아닌 이상 새로운 논쟁을 부르는 시각들을 거부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신간]우먼스플레인 外

▲얄타에서 베를린까지 | 윌리엄 스마이저 지음·김남섭 옮김·동녘·3만8000원

미국의 고위 외교관이 동·서 독일의 냉전시대와 통일 과정에 대해 상세히 쓴 보고서로, 냉전사의 맥락에서 독일 분단의 역사를 발단부터 종결까지 깊이 있게 다뤘다. 동·서독과 4개 점령국들이 어떻게 대립하고 협상했는지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신간]우먼스플레인 外

▲창조·성장·치유를 위한 치유명상 5단계 | 윤종모 지음·동연·1만5000원

명상만 하면 건강해지고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기복신앙으로 변질된 세태와는 달리 내면의 치유와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명상을 처음 시작한 사람도, 익숙한 사람도 삶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잘 다루어 더 나은 삶을 가꿀 수 있게 안내한다.

[신간]우먼스플레인 外

▲반민특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묻는다 | 오익환, 김민웅, 김언호 지음·한길사·1만6000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발족 70년, <해방전후사의 인식> 출간 40년을 맞아 기획됐다.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을 위해 반민특위가 출범했음에도 취지대로 친일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 현재까지 남은 정치적 유산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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