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 자본주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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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자본 대접 너무 후하지 않나

<불로소득 자본주의> 가이 스탠딩 지음·김병순 옮김·여문책·3만원

[신간]불로소득 자본주의 外

자본은 때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혹은 있던 자리를 떠날 것처럼 시늉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돈을 이끌어낸다. 대학의 경제학원론 시간에 배우듯 통화량은 절대량 못지않게 유통되는 속도도 중요하니, 비록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지 않더라도 그저 유통되어 막힘없이 돌아가게 하는 역할만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 셈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후한 대접이 과연 타당한 일인지 물음을 던진다. 가만히 앉아서 ‘돈 놓고 돈 먹는’ 식의 지대추구행위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경제’라는 말로 포장된 플랫폼 자본주의가 대표적이다. 네트워크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면서 개인의 자투리 노동을 중개해주는 거대한 플랫폼을 먼저 선점한 기업들, 대표적으로 우버와 같은 기업들은 실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낮은 대가를 지불하면서 가만히 앉아 중개료만으로 떼돈을 벌어간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핵심 추세가 이렇게 빨리 바뀐 것은 자본주의 역사상 처음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가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의 설립자이자 공동대표인 경제학자라는 점에서 이렇게 소득분배에서의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기본소득 도입이라는 결론으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책에서 등장하는 불로소득의 개념이 학계의 일반적인 개념보다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책에서 기본소득은 여러 방편 가운데 한 갈래로 다뤄질 뿐이어서 문제의식은 보다 근본적인 지점에서 드러나고 있다. 즉, 정치적 민주주의마저도 ‘불로소득’에 기반을 둔 자본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민중은 어떻게 결집해 저항하며 새로운 분배체계를 만들어내야 하는지에 관한 물음이다.

[신간]불로소득 자본주의 外

▲최저임금 쫌 아는 10대 | 하승우 지음·방상호 그림·풀빛·1만3000원

최저임금은 경제 영역을 넘어 사회·문화적 시선이 응축된 정치적 주제이기도 하다. 청소년을 위해 현실과 제도를 소개하는 짧은 단행본처럼 보이지만 성인 독자들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층의 논쟁을 쉬우면서도 깊게 파악할 수 있게 안내한다.

[신간]불로소득 자본주의 外

크레이지 호르몬 | 랜디 허터 엡스타인 지음·양병찬 옮김 동녘사이언스·1만9800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인간으로 살아가며 마주치고 겪는 모든 일들의 이면에 호르몬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성별을 구분짓고 몸집의 크기를 결정하며 사랑이나 성취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도 하는 호르몬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신간]불로소득 자본주의 外

▲비아 로마 | 빌레메인 판 데이크 지음·별보배 옮김 마인드큐브·1만4800원

로마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테베레 강에서 시작해 타르페오 언덕길, 로마와 지중해를 잇는 동맥과도 같은 길인 아피아 가도 등 로마의 도로는 물론 포르타 마조레 광장과 살루스티우스 광장 같은 광장들을 소재로 역사적 에피소드와 함께 로마를 소개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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