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난이도 극상’ 차고 확인해보니 역시 무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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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우리나라겠어? 했는데 우리나라임.”

3월 중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차고 주차 난이도 극상’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로드뷰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사진을 보면 도로와 도로에 인접한 저층집 옥상에 나무판자가 두 줄 놓여 있다. 셔터문이 내려져 있지만 공간의 크기로 봐서는 차고다. 실제 캡처된 다른 사진을 보면 택시가 절반 정도 걸쳐 있다. 실제 사용되고 있었다. “불법건축물이지만 구청에서 어느 정도 묵인해준다”는 누리꾼 반응에 다른 누리꾼이 반박한다. “밑에 사람 지나가다 저 발판이 부서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인데, 저걸 누가 미쳤다고 용인해주나요.” 어쨌든 ‘주차 난이도 극상’이라는 평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

뽐뿌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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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뷰 사진은 2014년 5월 사진이다. 아직도 있을까. 약간의 단서로 위치를 추적해봤다. “아, 그 개인택시 하시던 아저씨 돌아가셨어요. 그게 2010년 초였나.” 인근 가게 주인의 얘기다. 설마 추락사고로? 그건 아니라고 한다. “택시는 사위가 물려받은 것 같은데, 지금은 차고로 안 쓰는 것 같고. 우리도 그 동네에서 이사한 지 오래라.” 관할구청이 등장할 시간. 옥상 주차장 진입로는 허가받고 지은 것일까.

“2016년부터 법이 바뀌어서 구조안정확인서를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도 하중을 고려해야 하는데….”

전북 전주시 덕진구청 건축과 관계자의 말이다. 기자가 보낸 사진과 주소를 확인한 이 관계자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건축물대장을 확인해보니 그 집 자체가 무허가네요. 누가 신고를 하면 단속 나가는 것이 맞긴 합니다. 안전을 생각하면 철거하는 것이 맞는데, 명령을 안 지키면 이행강제 벌금을 내야 하고….” 다음날 아침 다시 이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출근길에 들렀는데 우연히 택시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차고로 쓰지 않고, 나무판은 치우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현장 나가서 보니 위는 나무판인데 아래는 철판으로 되어 있긴 하더군요. 어쨌든 위험하니 치우라고 했고 거기에 동의하셨습니다.”

결론: ‘주차 난이도 극상’ 차고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일단 팩트체크는 여기까지.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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