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발명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삶의 긴 여정 끝, 죽음에 대한 충고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다. 모든 생물 종에게는 예고된 결말이자 바꿀 수 없는 실재다. 인간이 삶에서 마주치는 어떤 역경보다 죽음이 더 괴로운 이유는 누구도 죽음을 극복해 낸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버티느냐, 어떻게 버티느냐의 문제일 뿐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누구도 죽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 그런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만든 최초의 발명품은 천국이다. 이 발명품은 삶이 고달플수록 저버리기 어려운 달콤한 약속이 됐다. 그래서 천국에서의 완전무결하고 더 행복한 삶에 대한 약속들은 온갖 전통 종교, 사이비 종교, 유사과학 등에서 지금도 난무하고 있다.

<천국의 발명> 마이클 셔머 지음·김성훈 옮김·arte·2만8000원

<천국의 발명> 마이클 셔머 지음·김성훈 옮김·arte·2만8000원

마이클 셔머는 ‘천국’이라는 주제를 통해 죽음이라는 운명에 끈질긴 질문을 던진다. 그는 심리학자인 아논다 사이드, 케빈 맥카프리와 함께 텍사스주 감옥에 수감돼 있던 사형수 425명이 남긴 ‘마지막 말’을 분석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사랑’ 또는 사랑과 관련된 단어들이었다. 죽음을 앞둔 사형수들이 남긴 말에서 사용된 단어들 중에는 긍정적 의미의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죽음을 앞둔 우리에게 찾아올 감정이 부정적이고 두려운 무엇이 아니라 밝고 사랑스러운 감정일 수 있는지에 저자는 의문을 표시하며 죽음과 천국에 대한 기존 관념을 흔들어 놓을 만한 위트 있고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결국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삶의 긴 여정 끝에서 저자가 건네는 조언은 담백하다. 죽음을 자각하며 삶을 영위하는 종은 인간뿐이며,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만으로도 의미있는 삶을 살기에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신간]천국의 발명 外

▲에피소드로 보는 유신의 추억 | 표학렬 지음·앨피·1만5000원
1972년 10월부터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사망한 10·26사태까지 ‘유신시대’에 일어난 70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찾아간다. 그 시대 우리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신간]천국의 발명 外

▲미투의 정치학 | 권김현영, 루인, 정희진, 한채윤 지음·정희진 엮음·교양인·1만2000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은 한국 여성운동사에 기록될 만한 일로 남았다. 이 사건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성적 자기결정권’, ‘성인지 감수성’ 같은 낯선 개념들을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됐다. 안희정 사건을 통해 미투의 본질과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의미 등을 살펴본다.

[신간]천국의 발명 外

▲전쟁과 희생 | 강인철 지음·역사비평사·2만8000원
대한민국에는 전사자들을 영웅시하고 찬양하는 기념물과 의례, 장소들이 넘쳐난다. 이 책은 현대 한국에서 ‘전사자 숭배’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 형성되고 변천돼 가는 과정을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구체적 사례를 통해 다룬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