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새로운 미래를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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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수소, 새로운 미래를 열까

1859년 8월 에드윈 드레이크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타이터즈빌에서 사상 최초로 시추를 통해 유정을 발견하자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제된 석유는 에너지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기술의 발달을 촉진하는 ‘시대의 등불’로 떠올랐다. 석탄이 1차 산업혁명을 태동시켰다면, 석유는 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었다. 인류의 기술혁신은 물론 국제정치에서도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석유를 빼놓고서는 20세기 세계사를 논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물론 걸프전에 이르기까지 그 이면 깊숙한 곳에는 항상 석유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에너지원으로서 석유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고갈’에 대한 위기감 또한 증폭됐다. 국제정세에 따라 요동치는 유가는 비산유국이나 개발도상국 등 경제구조가 취약한 나라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동의 화약고가 불을 뿜을 때마다 ‘에너지 위기’와 ‘석유 파동’은 어김없이 고개를 들었다. 20세기 말부터는 석유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컴퓨터 정보화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석유의 지위 역시 예전만 못하다.

국제정치학자이자 에너지산업의 권위자인 대니얼 예긴은 저서 <황금의 샘(원제 The Prize)>에서 “20세기에는 석유를 대량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인류의 진보를 상징했으나, 21세기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며 “환경보호 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산업사회의 기초를 이루고 있던 여러 측면들이 도전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수소자동차로 상징되는 ‘수소연료’가 석유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미래의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수소혁명>에서 “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가운데 가장 가볍고 보편적”이라며 “수소를 에너지로 이용할 경우 ‘영구 연료’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정부도 2040년까지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나아가 수소경제를 데이터, 인공지능과 함께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수소경제 활성화에만 올해 1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과연 수소는 미래 신재생에너지의 총아가 될 수 있을까. 수소경제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차는 궁극의 친환경 미래차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이번 호에서는 수소차와 수소경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하지만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부터, 수소연료의 경제성과 효율성까지 따져봐야 할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었다.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조홍민 에디터 겸 편집장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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