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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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들에게 유토피아는 없는가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박정훈 지음·빨간소금·1만3000원

[신간]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外

“사람들은 알바가 해외여행을 가거나 비싼 스테이크를 먹고 고급 옷을 입으면 사치라고 여긴다. 심지어 분노한다. 능력과 자격에 따라 욕망도 통제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CGV 여성 알바 노동자는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되 윤기가 없으면 립글로스를 덧발라야 한다. 맥도날드에서는 식사시간에 지급되는 햄버거도 직급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알바노조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맥도날드 배달노동자로 일하는 저자는 2016년 ‘최저임금 1만원’ 단식투쟁과 2018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 1인 시위로 유명하다. 이 책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알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저자는 글을 쓰는 2년 동안 변화된 풍경도 짚었다. 기술 발달에 따라 실업자와 백수를 초단위로 노동시장에 끌어들였다가 내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의 부상이다.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2년, 알바 노동자를 3~6개월 단위로 쓰고 버렸다면, 플랫폼 노동은 1초 단위로 쓰고 대기하게 한다.

한편 누구나 남는 시간 동안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저자는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직장만을 ‘정상’으로 생각해서는 다른 삶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른 삶은 ‘꿀알바의 나라’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더 이상 노동이 예전만큼 필요 없어진 시대,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의 복지를 누려야 마땅하다. 저자는 기본소득에 희망을 건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고, 노동조합 가입은 4대보험 가입처럼 당연해야 한다. 알바 지옥이 아닌 꿀알바의 나라로 거듭나는 길이다. 알바가 직업이 되는 나라가 지옥이 아닌 유토피아가 되는 세상이 저자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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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의 말 | 오에 겐자부로·후루이 요시키치 지음 송태욱 옮김·마음산책·1만6500원

일본 문학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와 후루이 요시키치가 1993년부터 2015년 사이 문학과 삶에 관해 논한 다섯 번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20여년의 시간 동안 문학을 대하는 자세는 한결같았고, 삶과 노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깊어졌다.

[신간]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外

▲글자 풍경 | 유지원 지음·을유문화사·1만5000원

타이포그래피 연구자가 인문적 시선으로 글자에 새겨진 세상을 바라봤다. 역사 속 글자에 담긴 기하학을 이해하는 일은 그 시대 사람들의 내면에 공감하는 과정이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진지한 관찰의 대상이 되지 못한 글자를 새롭게 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신간]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外

▲이상하고 거대한 뜻밖의 질문들 | 모리 다쓰야 지음·전화윤 옮김 글담출판사·1만6800원

영화감독인 저자가 생물학자, 인류학자, 물리학자, 뇌과학자와 나눈 릴레이 대담집이다. 생명과 인류의 탄생, 진화론과 그 파생 이론, 인류 진화 예측, 후성유전학, 진화생태학의 관점에서 본 인간 행동 분석 등 다채로운 과학지식을 만날 수 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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