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황소-‘마요미’ 마동석표 액션의 열정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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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어 공개된 마동석의 작품들이 기대 이하의 완성도와 흥행을 보이자 관객 뿐 아니라 언론매체 여기저기서 식상하다는 비난과 이미지 과소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쇼박스

(주)쇼박스

제목 성난 황소 (Unstoppable)

제작연도 2018년

제작국 한국

러닝타임 115분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김민호

출연 마동석, 송지효, 김성오, 김민재, 박지환

개봉 2018년 11월 22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2018년 하반기 한국영화계의 화제로 떠오른 이름은 단연 ‘마동석’이다. 5월 초 개봉한 <챔피언>을 시작으로 <신과 함께: 인과 연>(8월), <원더풀 고스트>(9월), 그리고 이달 7일에 개봉했던 <동네사람들>에 이어 이번에 개봉하는 <성난 황소>까지 총 5편이나 되는 작품에서 주연으로 등장한다. 종종 조연급이나 단역배우가 다수의 영화에 연달아 얼굴을 비치는 경우는 있지만 주연배우가 이렇게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개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더구나 거의 모든 작품들이 애초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갖는 마초적 이미지의 액션과 캐릭터에 의지해 기획되거나 발전된 작품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경향이다.

물론 이러한 특이한 상황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개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섬세한 평가는 별개다. 분명한 것은 적어도 현재 한국영화계의 몇몇 제작자들에게 있어서는 마동석이라는 이름과 함께 동반되는 상품성에 대한 기대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점이며, 그것이 가시화되었다는 게 현실이다. 당연히 그 밑바탕에는 ‘마요미’, ‘마블리’라는 애칭까지 선사하며 마동석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던 다수 관객들의 호감이 담보되었다.

재미있는 지점은 작품들의 규모다. <신과 함께> 2부작(각 205억원, 총 410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중소규모의 제작비를 들인 고만고만한 영화들이다. 표면적으로 장르는 다르지만 영화 속에 다뤄지는 사건이나 주인공의 캐릭터도 거의 유사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번 작품 <성난 황소> 역시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전과 다른 특색의 액션 스릴러

수산물시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동철(마동석 분)은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착한 심성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때로는 사기까지 당해 아내 지수(송지효 분)의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건실하게 살아가는 남자다. 어느 날 의문의 납치범 기태(김성오 분)에게 지수가 납치된다. 이내 경찰의 수사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동철은 그동안 애써 묻어두고 살아왔던 과거의 특기를 되살려 후배 춘식(박지환 분), 변신의 귀재인 흥신소 곰 사장(김민재 분)과 함께 직접 아내를 구출하러 나선다.

<성난 황소> 역시 앞서 공개된 작품들처럼 크지 않은 규모로 제작되었고 마동석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육체액션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만의 독특한 특징들과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최소한 관객들에게 환영받을 요소는 소위 마동석표로 일컬어지는 거친 액션이 <범죄도시>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하게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허명행 무술감독, 남지수 의상분장실장, 김선민 편집기사 등 <범죄도시>의 제작진이 대거 투입되기도 했다.

<아저씨> 이후 꾸준히 악역으로 빛을 발해온 김성오는 이전보다 더욱 악랄한 악당을 연기하고 있으며 송지효, 김민재, 박지환 등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몫을 아쉬움 없이 감당해낸다. 요소요소에서 빛을 발하는 유머의 재미도 크다. 특히 인물들을 소개하고 사건의 발단을 다루는 영화의 전반부는 최근 개봉한 어떤 영화보다도 강렬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다작에 대한 우려와 현실적 한계

서두에 언급했듯 최근 연이어 공개된 마동석의 작품들이 기대 이하의 완성도와 흥행을 보이자 관객뿐 아니라 언론매체 여기저기서 식상하다는 비난과 이미지 과소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마동석 본인도 정작 제작이 시기적으로는 다른 작품들이었지만 후반작업과 여러 여건들이 맞물리다보니 공교롭게 몰려서 개봉되는 형국이 되었다며 애써 의연하게 대처하지만,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 질타를 받고 있는 일련의 작품들이 자신의 기획으로 성사된 작품들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런 마동석표 액션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최근의 우려와 질타가 그의 열정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건 것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또 계속된 액션 작품들의 무리한 촬영으로 큰 부상과 후유증을 앓고 있는 그는 액션 연기를 그리 오래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기도 하다.

올여름 크랭크인 소식을 전했던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과 동명의 TV시리즈를 영화화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제), 그리고 지금의 마동석 신드롬의 기폭제가 되었던 <범죄도시>의 속편까지 기획·제작 소식이 이미 전해졌으니 당분간 마동석의 질주는 계속될 듯 보인다. 적어도 비평 면에서 상대적으로 전작들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성난 황소>가 배우 마동석의 계속될 행보에 어떤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마동석과 ‘팀 고릴라’

[시네프리뷰]성난 황소-‘마요미’ 마동석표 액션의 열정과 한계

최근 마동석이 출연한 영화 크레디트나 그와 관련한 기사를 읽다보면 ‘팀 고릴라’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공식적으로 콘텐츠 기획회사로 알려진 팀 고릴라는 마동석을 주축으로 친분이 있거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꾸린 일종의 영화 기획 및 창작 프로젝트 그룹이다. 배우이기 전부터 영화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쳤던 마동석은 시장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영화’를 직접 기획해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이런 바람은 2013년쯤 지인들과의 친목 형태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재능은 있지만 편협한 상업현장의 벽을 넘기 쉽지 않았던 신인이나 중견 제작진들에게 작업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도 이들의 협업에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

2015년 권형진이 연출한 범죄스릴러 <함정>을 시작으로 <범죄도시>,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그리고 이번 <성난 황소>까지 그가 최근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들에 팀 고릴라의 입김과 땀이 스며들어 있다. 지난해 <범죄도시>의 뜻밖의 대흥행과 호평은 마동석과 더불어 팀 고릴라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의 결과였다. 흥행신화로까지 일컬어지던 <범죄도시>의 선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의 평가와 흥행은 거의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 같은 결과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반복된 이미지 소비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더 큰 힘을 싣게 됐다. 결국 마동석이란 배우에 대한 우려의 실상은 팀 고릴라, 그리고 기획자 마동석에 대한 불신으로 읽히는 것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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