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최태섭 지음·은행나무·1만5000원

한국 남자를 줄여서 일컫는 ‘한남’이라는 말은 어느새 멸칭이 됐다. 그리고 최근 페미니즘의 물결에서 억울함을 호소한다. “왜 싸잡아 비난하느냐”고 항변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런 남성들에게 주목한다.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몰락 현상과 남성성에 대한 연구들을 소개한 뒤 현재의 한국 남성성이 형성되어온 역사를 짚어본다.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시기, 외환위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결정적 국면들마다 남성성이 어떻게 작동하고 작용했는지 살피고 분석했다. 다양한 통계자료와 팩트를 활용해 신뢰도를 높였다.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인간 주체로 타인과 연대하는 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다.

▲에베레스트에서의 삶과 죽음 | 셰리 B 오트너 지음·노상미 옮김·클·2만2000원

셰르파, 히말라야 원정대, 두 문화의 조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20세기 초반부터 서구 원정대의 히말라야 등반이 시작됐는데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존재가 에베레스트에 사는 소수민족 셰르파였다. 저자는 원정대와 셰르파, 두 문화의 조우를 ‘진지한 게임’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하면서 인종, 계급, 젠더, 종교를 둘러싼 에베레스트 등반의 역사를 인류학적 통찰로 성찰했다.

▲브랜드 인문학 | 김동훈 지음·민음사·1만8000원

우리는 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가. 현대사회에서 브랜드는 감각을 자극하는 메시지다. 특정 브랜드가 어떤 지점에서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지 살피다 보면 나의 무의식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게 된다. 인문학적으로 분석한 32개 브랜드를 통해 그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다.

▲리지린의 고조선 연구 | 리지린 지음·이덕일 해역·말·3만원

고조선의 위치와 강역은 국내 사학계에서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인 주제다. 하지만 북한 사학계에는 ‘대륙고조선설’과 ‘낙랑군=요동설’이 정설로 자리잡았다. 북한 사학자인 저자가 1962년 발표한 논문을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해석하고 주석을 더해 출간했다.

▲마거릿 대처 암살 사건 | 힐러리 맨틀 지음·박산호 옮김 민음사·1만3000원

맨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한 저자의 소설집. 생생한 인물 묘사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일상의 숨겨진 공포를 드러내는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민자, 10대 소녀, 중산층 여성, 간호사 등 다양한 계층의 현대 영국 여성들의 삶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