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하게 썼다. 그런데 혈세 낭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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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 | 연합뉴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 | 연합뉴스

“추하게 썼다. 그런데 그 돈이 혈세 낭비라는 건 잘못된 것이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더 큰 역풍을 불렀다. 이 위원장은 10월 20일 KBS ‘엄경철의 심야토론’에서 사립유치원에 지급된 교비로 명품 가방과 성인용품을 사는 등 원장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결과가 드러난 유치원 비리사태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잘못 사용했지만 그건 학부모가 낸 수업료”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이 들어간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즉각 “학부모가 낸 수업료는 원장이 마음대로 써도 되는 쌈짓돈이냐”며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10월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1878개 사립유치원(5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사실을 밝히며 시작된 논란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서울과 경기에서 시작된 학부모 집회가 전국으로 번지게 된 것도 전국의 사립유치원 중 약 70%가 가입한 한유총의 대응방식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대신 한유총이 “현실에 맞지 않는 회계·감사 기준 때문에 사립유치원이 ‘비리’ 오명을 썼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강한 이익집단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유치원 원장들은 이제 한층 더 커진 ‘국·공립 유치원 확대’ 요구와 비리 근절 입법 움직임에 맞설 2라운드 대결을 앞두고 있다.

<김태훈 기자 anarq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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