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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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의료화의 만연’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피터 콘래드 지음·정준호 옮김·후마니타스 1만8000원

[신간]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外

탈모, 대머리는 질병인가 아닌가.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신체 변화인 탈모는 노화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탈모를 병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만 사실상 의학적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탈모는 ‘의료화’되었다. ‘의료화’(medicalization)는 기존에는 의학적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증상들이 질병이나 질환 같은 의학적 문제로 정의되고 치료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알코올 의존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출산, 완경, 우울증, 월경전증후군, 수면장애, 노화, 비만, 불임, 학습장애, 발기부전, 성형수술 등 수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의료사회학의 권위자인 저자는 이처럼 사람들이 겪는 ‘문제’들이 어떻게 의학적으로 정의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의료화 과정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결과를 나타냈는지를 30년 넘게 추적했다. 이 책은 그 연구 결과물이다. 저자는 “의학이 관할하는 영역이 이처럼 늘어나게 된 사회적 기반과 그 과정이 가지는 사회적 함의”라고 자신의 관심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1부에서는 의료화의 배경과 변화의 맥락들, 2부는 구체적인 사례들의 의료화·탈의료화 과정을 분석한다. 3부에서는 의료화를 이끄는 주체들과 그 동력, 그리고 그 움직임이 소비자나 환자에게 초래할 결과를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사회의 의료화가 증가했으며, 의학 안팎의 강력한 사회적 힘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인간 상태에 대한 ‘의료화의 만연’, 혹은 ‘과잉 의료화’라 부를 수 있는 현상에 우려를 표하며 그를 둘러싼 저항의 움직임도 소개한다.

[신간]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外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댈러스 캠벨 지음·지웅배 옮김·책세상·1만9000원

더글러스 애덤스의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범우주적 거대한 농담이라면, 이 책은 실제로 지구 바깥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실용적 지식을 담은 안내서다. 저자는 영국 BBC의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우주 다큐멘터리 진행자다.

[신간]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外

▲어른은 어떻게 돼? | 박철현 지음·어크로스·1만3500원

17년 전 일본 도쿄로 떠난 한국인 청년이 일본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쓴 유쾌하고 따뜻한 책이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여섯 식구의 가장인 저자는 사회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의 길과 속도, 리듬에 따라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중이다.

[신간]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外

▲주식회사 냐옹컴퍼니 | 진정성 지음·창비교육·1만6000원

고양이를 사랑하는 만화가인 저자는 ‘고양이 상사들과의 직장생활’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직장생활의 애환을 발랄하게 그렸다. 20대인 인간 여자 ‘인턴’씨는 취준생에서 탈출했지만 겉모습만 귀여운 고양이 상사들에게 온갖 ‘갑질’을 당하며 짠내 나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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