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의 신화-페미니즘 공론화에 방아쇠 당긴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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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여성성의 신화-페미니즘 공론화에 방아쇠 당긴 고전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지음·김현우 옮김·정희진 해제 | 갈라파고스·3만2000원

1963년 미국에서 출간돼 페미니즘의 공론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당대의 고전이다. 앨빈 토플러는 이 책을 “역사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평했다. 1978년 한국에 처음 소개될 당시 <여성의 신비>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지만 책의 의미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제목이 수정돼 재출간됐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해제와 새로운 후기들도 추가됐다.

고전이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사례들은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낮고, 임신과 출산을 할 경우 회사를 그만둬야 하며, 어렵게 경력을 이어가는 여성에게 사람들은 “집에서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느냐”고 물어본다. 저자의 문제제기가 50년이 흐름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프리랜서 기자이자 주부였던 저자는 넉넉한 형편에 있는 주부들이 왜 불행하다고 느끼는지 의문을 가지고 탐구를 시작했다. 대학 동창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여러 연령층의 여성들을 심도 깊게 인터뷰하고, 잡지와 광고, 심리학 저서들을 분석하면서 사회가 여성들을 어떻게 억압하고 있는지, ‘여성성’이라는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여성에게 부과되는지를 밝혀냈다.

저자는 여성이 아무리 유능하고 고학력이더라도 사회는 그를 ‘하이힐을 신은 재생산 기관’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업무능력과는 별개로 외모를 가꾸는 일에 소홀하면 안 된다는 압박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다이어트와 미용산업이 나날이 커져가는 배경이다. 저자는 여성의 역할을 가정 내에만 국한시키는 사회를 비판하고, 성적 대상물이나 어머니로서만의 존재가 아닌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성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간]여성성의 신화-페미니즘 공론화에 방아쇠 당긴 고전

▲전, 불후로 남다…안세현 지음·한국고전번역원·1만2000원

조선 문인들이 기록한 ‘전(傳)’ 가운데 교훈과 흥미를 주는 글을 뽑아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전은 본래 인물의 선행과 미덕을 담는 문체로, 시대의 이념과 규범을 지킨 인물이 주된 대상이었다. 책에는 충신, 효자부터 기인, 협객, 과학자,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문인들이 주목한 33인의 삶을 수록했다.

[신간]여성성의 신화-페미니즘 공론화에 방아쇠 당긴 고전

▲블랙 에지…실라 코하카 지음·윤태경 옮김 캐피털북스·2만3000원

‘블랙 에지’는 불법적인 내부정보를 의미한다. 블랙 에지를 활용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거대한 부를 쌓은 한 트레이더의 비리를 쫓는 미국 연방검찰과 FBI의 활약을 그린 다큐멘터리 소설이다. 소설이지만 등장하는 월가의 비리와 인물 군상들에 대한 묘사는 현실 속 월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간]여성성의 신화-페미니즘 공론화에 방아쇠 당긴 고전

▲조선 무인의 역사, 1600~1894년…유진 Y. 박 지음·유현재 옮김·푸른역사·2만원

조선시대 무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왜 조선이 무과를 계속 시행했는지, 유명무실해진 무과에 왜 백성들이 끊임없이 응시했는지 정치·사회적 기능에 대해 조명한다. 조선 후기 무과는 피지배계층에게 ‘과거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체제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분석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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