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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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제국의 몰락> 롭 던 지음·노승영 옮김·반니·1만8000원

허기짐을 달래줄 과일 중에 맛좋고 열량도 높기로 바나나만한 것이 없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친근한 과일이지만 바바나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바나나는 본래 수십 개의 품종이 있지만 1960년대 이후 가장 맛좋고 재배하기 튼튼한 ‘캐번디시’ 품종 단 하나로 표준화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연의 질병도 진화한다는 것이다. 캐번디시는 바나나병인 ‘신종 파나마병’에 속수무책이고, 인류는 아직 신종 캐번디시를 대체할 품종을 개발하지 못했다. 머지않아 바나나가 식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셈이다.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바나나뿐만이 아니다. 농업이 점차 세계화·대량화되면서 인류의 먹거리는 그 다양성이 급격하게 줄고 품종은 균일화됐다. 어느 지역이나 똑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사람들 역시 똑같은 품종을 먹는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현생 식물은 30만종이 넘지만 인류가 섭취하는 열량의 80%를 차지하는 식물은 12종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연의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성’도 부족해진 것이다. 위기에 놓인 품종이 몇인지도 아직 모른다.

이 책은 인류가 가장 의존하고 있는 작물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해 식량과 인류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진 리스타이노는 감자역병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아프리카의 주요 곡물자원인 카사바도 병충해 공격을 받았지만 한스 헤렌이라는 과학자의 일생을 바친 노력 끝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니콜라이 바빌로프는 작물의 육종과 종자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수집한 최초의 인물이다.

농업의 미래는 인류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획일화된 작물보다 다양한 각국 현지의 품종을 구입하고, 식량을 덜 낭비하고, 고기 소비를 줄이고, 버리는 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농업과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 저자는 자연과의 공존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한다.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난중일기|이순신 지음·박종평 옮김·글항아리·6만5000원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친필 초서체로부터 정밀하게 옮겨온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다. 동시에 역사적 사료들을 보태 대중에게 그간 잘못 알려진 난중일기의 오해와 오독을 바로잡았다. 전략가이자 행정가인 동시에 나약한 인간이기도 했던 이순신의 모습을 전해준다.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잡 다 한 컷 | 양경수 그림 에세이·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잡(JOB)다(多)하지만 잡다하지 않은 일상 이야기를 한 컷의 그림에세이로 풀어냈다. 막상 본인 복지는 없는 복지사, 은행 갈 시간 없는 은행원, 병가 못쓰는 간호사 등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속내를 짧은 한 컷에 담았다. 일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친구에게 건네는 위로다.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돈키호테의 말 | 안영옥 지음·열린책들·1만3800원

완역본 <돈키호테>의 번역가인 안영옥 교수가 돈키호테가 남긴 지혜의 글귀를 뽑아 저자의 생각과 체험을 얹어 전한다. 돈키호테가 세상을 향해 던진 말들은 오늘날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자신감과 영감을 불어넣는 메시지다. 돈키호테처럼 당당하게 전진하라고 조언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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