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

한국 과학을 빛낸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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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의 달을 맞아 우정사업본부는 과학기술의 성과를 공유하고 과학기술인의 긍지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명예의 전당’(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소재)에 헌정된 과학기술인을 소재로 시리즈 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이번 우표에는 과학기술자 이천, 지리학자 김정호, 과학기술정책가 최형섭이 선정됐다.

우정사업본부는 4월 21일 지리학자 김정호, 과학기술자 이천, 과학기술정책가 최형섭을 담은 ‘한국의 과학인’ 기념우표 3종을 발행한다. 발행우표 수는 75만6000장이다.

우정사업본부는 4월 21일 지리학자 김정호, 과학기술자 이천, 과학기술정책가 최형섭을 담은 ‘한국의 과학인’ 기념우표 3종을 발행한다. 발행우표 수는 75만6000장이다.

과학은 미래지향적 학문이다. 과학이 없다면 더 나은 미래는 훨씬 더디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과학자는 미래를 열어가는 창조자이자 항해사이다. 조선 세종시대의 천재 과학자인 이천(1376~1451)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천문 이론을 독자적으로 만든 이순지, 과학기술품의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장영실과 함께 조선 세종시대의 3대 천재 과학자로 손꼽힌다. 그의 과학적 업적은 그가 왜 미래를 연 창조자인지를 알려준다. 금속활자의 신기원을 연 갑인자,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한 혼천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해시계인 앙부일구, 세계 최초의 천문관측대인 간의대, 세계 최초로 쇠로 만든 대포인 조립식 총통완구, 악기인 금·솔·대쟁·아쟁·생·우회 등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쳐가지 않은 게 없을 정도였다. <문종실록>은 이천에 대해 “천성이 정교(精巧)하여 화포(火砲)·종경(鍾磬)·규표(圭表)·간의(簡儀)·혼의(渾儀)·주자(鑄字)와 같은 따위를 모두 그가 감독하고 관장하였다”고 적고 있다.

일본 교토대에서 펴낸 <과학기술사 사전>이 있다. 획기적 진전을 이룬 과학기술을 시대별로 정리한 책이다. 조선이 당시 과학기술의 최강국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이 책에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이 29개나 소개되어 있다. 오스만 터키 과학기술이 9개, 중국은 3개 게재되어 있다. 일본은 하나도 없다. 이천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이천이 세종대왕이 진두지휘한 과학기술 프로젝트의 최고책임자였다면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김정호(1804~1866)는 누구의 지시에 의해 조선전도를 만든 게 아니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했다. 어린 시절 김정호의 놀이는 지도 그리기였다. 이를 본 친구 이용희가 김정호에게 동네 지도(황해도 신천읍 마을지도)를 줬다. 지도와 실제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김정호는 한양으로 올라갔다. 조선전도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규장각을 통해 확보한 조선전도는 더 형편없었다고 한다. 그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지도책을 펴내겠다고 마음 먹게 된 계기였다. 조선팔도를 일일이 발로 뛰어 만든 대동여지도는 근·현대의 대중적 지도책에 담겨 있는 아이디어가 거의 모두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지도사적 가치는 근대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대 최장수인 7년 반 동안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재임한 최형섭(1920∼2004)은 한국 과학기술과 공업화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국내 최초 소형자동차 제작의 세부계획을 설립했고 원자력발전소와 종합제철소 건설을 설계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던 한인 과학자를 고국으로 ‘모셔’ 과학기술의 불모지 개간에 나섰다. 이 때문에 ‘한국 과학기술의 아버지’로 불린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한국의 과학우표 발행으로 우리나라를 빛낸 과학기술인들의 업적과 열정을 기리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과학기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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