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주목 인물-최승호

실추된 MBC 명예 되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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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있어. 저 분이 MBC 사장이 되셨어. <공범자들> 봤냐?”

“아 뭐야. 너무 사랑스럽잖아. ‘마봉춘’이 돌아왔소.”

“최승호 금의환향했네. 근데 뉴스타파 중심이 사라져서 우야누.”

MBC 인턴기자와 최승호 MBC 신임사장의 인터뷰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MBC 뉴미디어뉴스국이 만드는 ‘엠빅뉴스’는 지난 8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최 전 ‘뉴스타파’ 앵커는 7일 MBC 사장으로 선출됐다.

최 사장은 “사내 정규직 직원과 비정규직 직원 목걸이 색깔이 다르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인턴기자의 질문에 “오랫동안 MBC를 떠나 있어서 몰랐는데 그러면 바꿔야 되겠네요”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에서만 22만명 이상이 봤다.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이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 첫 출근하며 김연국 노조위원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 우철훈 선임기자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이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 첫 출근하며 김연국 노조위원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 우철훈 선임기자

<주간경향>은 올해 주목 받은 인물 중 한 명으로 최 사장을 꼽았다. 짧게는 72일 파업, 길게는 9년에 걸친 MBC 투쟁사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2012년 해고된 그는 1997일 만에 사장으로 ‘컴백’했다.

최 사장 취임 이후 MBC는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먼저 메인뉴스 ‘뉴스데스크’의 앵커 교체다. 최 사장이 선임된 첫날 배현진 앵커는 뉴스데스크에서 내려왔다. 배 전 앵커는 ‘김장겸 체제의 상징’으로 불렸다.

배 전 앵커와 함께 ‘배신남매’로 불린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평사원으로 발령났다. 최 사장은 이를 두고 “과거 아나운서국에서 무려 11명의 아나운서가 떠나가도록 만들고 10명 이상의 아나운서들이 부당 전보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해직자 복직도 신속하게 진행됐다. 지난 11일 이용마 기자를 비롯한 해직자 6명이 사원증을 목에 걸고 상암동 사옥으로 들어왔다. 해직 2001일 만이었다. 최 사장은 암 투병 중인 이 기자의 출근을 돕기 위해 자신의 업무차량을 병원으로 보내기도 했다.

13일 첫 이사회를 끝내고 최 사장이 찾은 곳은 세월호 합동분향소다. 최 사장의 MBC가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항상 ‘저널리스트’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는 ‘PD수첩’에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을 제작해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파업으로 해고된 이후에는 한국저널리즘탐사센터 ‘뉴스타파’에서 5년간 PD 및 앵커로 일했다. 최근 2년 사이에는 영화감독 호칭까지 더해졌다. 2016년 10월 개봉한 <자백>과 올해 8월 개봉한 <공범자들>이 최승호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최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언론을 망친 파괴자”라고 말하는가 하면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해요. 언론이 질문을 못하게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라고 소리친다. 사장 임기가 끝나면 뉴스타파로 돌아가겠다는 최 사장의 MBC를 기대해볼 만한 이유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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