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포트 한국, 폴란드·페루·이집트 만나기를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러시아월드컵 본선 32개국이 확정되면서 조 추첨 결과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FIFA는 이번 월드컵부터 조 추첨을 위한 포트 배정을 기존의 대륙별 안배가 아닌 FIFA 랭킹 순으로 바꿨다. 62위인 한국은 4번 포트로 지정됐다.

단일 종목으로 지구촌 최대 축제로 불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6월 14일~7월 15일)에 참가하는 본선 32개국이 모두 확정됐다. 페루는 11월 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뉴질랜드를 2-0으로 눌렀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페루는 플레이오프 전적 1승1무로 러시아로 가는 막차를 탔다.

페루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처음이다. 페루가 감격적인 승리를 결정짓는 순간 수도 리마에는 지진 경보가 울릴 정도로 들썩였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아예 “우리에게 이런 기쁨을 선사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임시공휴일을 선포했을 정도다.

우승 후보는 독일·프랑스·브라질

페루가 월드컵 본선에 오르면서 러시아에서 우승을 다툴 32개국도 가려졌다. 이번 월드컵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14개국이 참가하고, 남미와 아시아·아프리카는 각 5개국, 북중미에선 3개국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오세아니아는 뉴질랜드가 페루의 벽을 넘지 못해 8년 만에 축제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다.

축구전문가들은 러시아월드컵 우승후보로 독일과 프랑스, 브라질 등을 꼽는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러시아에서 정상 사수를 외친다. FIFA 랭킹 1위 독일이 이번에도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21세기 들어 첫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독일은 자국에서 발굴한 탄탄한 선수층에 짜임새를 갖춘 조직력이 무기다.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C조)에서는 10전 전승(43골·4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프랑스는 안방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1998년 월드컵에 못잖은 화려한 선수층으로 2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폴 포그바와 은골로 캉테, 앙투안 그리즈만 등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던 기존 전력에 무수한 샛별까지 가세한 것이다. 미래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킬리앙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가 대표적이다.

4번 포트 한국, 폴란드·페루·이집트 만나기를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인 브라질도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리던 옛모습을 되찾았다. 네이마르와 루이스 피르미누, 필리페 쿠티뉴 등 신예 골잡이들이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면서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최근 9년간 그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티는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도 다크호스로 불린다. 메시와 호날두는 프로 무대에서는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메시는 조국 아르헨티나를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으로 이끌었지만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고, 호날두는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이 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무대라는 점에서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첫 월드컵 진출의 기쁨을 누리는 국가도 있다. 서울 도봉구 주민 수보다 적은 인구(33만 9747명·2017년 7월 기준)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 진출에 이어 월드컵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북중미 약체로 불리던 파나마도 극적으로 본선에 올랐다.

유럽 두 팀과 만나면 가시밭길

러시아월드컵 본선 32개국이 확정되면서 12월 1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릴 조 추첨 결과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월드컵 본선은 32개국이 4개팀씩 8개 조로 나뉘어 각조 1~2위가 오를 수 있는 16강 진출을 다툰다.

FIFA는 이번 월드컵부터 조 추첨을 위한 포트 배정을 기존의 대륙별 안배가 아닌 FIFA 랭킹 순으로 바꿨다. 지난 10월 랭킹을 기준으로 개최국 러시아와 1~7위인 독일·브라질·포르투갈·아르헨티나·벨기에·폴란드·프랑스가 1번 포트에 들어갔다. 나머지 2~4번 포트도 철저히 랭킹으로 배정했다. 62위인 한국은 4번 포트로 지정됐다. 조 추첨에서는 각 포트에서 1팀씩 뽑아 8개 조로 편성하는데, 최대 2팀이 들어갈 수 있는 유럽을 제외하고 같은 대륙끼리는 만나지 않는다.

조 추첨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16강을 노릴 만한 조합은 여전히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이 1~3번 포트에서 만만하게 볼 상대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는 있기 때문이다. 1번 포트에서는 개최국 러시아와 동유럽의 폴란드가 약체로 분류되고 있고, 2번 포트에선 페루와 스위스 등 플레이오프를 거쳐 오른 팀들을 만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3번 포트에서는 이집트와 튀니지, 세네갈, 코스타리카 등 아프리카나 북중미를 만나야 유리하다. 한국으로선 러시아와 페루, 세네갈 혹은 폴란드와 스위스, 이집트 등을 만나는 게 최선이다.

반면 유럽과 남미 3개국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은 최악에 가깝다. 1번 포트를 배정받아도 손색없는 스페인을 2번 포트에서 만나는 그림이다. 한국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인 지난해 6월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으로 대패하는 등 역대 전적에서 2무4패로 고전했다. 브라질과 스페인, 덴마크 혹은 독일과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묶일 경우 가시밭길에 놓이는 셈이다.

<황민국 경향신문 스포츠부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