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생존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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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행사에는 하이테크 종사자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올해 참가자의 50%는 제조업 분야 종사자입니다. 그만큼 스마트 팩토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 팩토링 전문 업체인 비스틸(Bistle)의 최운규 대표는 ‘The Continuing Journey of Smart Manufacturing’의 주제로 열린 자사 행사에서 이런 인사말을 했다. 4차 산업혁명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대한민국에서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나서고 있다. 단순 사물인터넷이 아니라 이 사물들에 지능을 부여해 IoT(Intelligence of Thing)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는 시대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 10여곳 중 8군데에 관련 제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행사에 다녀오면서 이 꼭지에서도 소개했던 ‘디지털 전환’을 외치던 GE의 이멜트 전 CEO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에디슨이 만든 120년이 넘은 이 회사는 IBM, SAP, 액센추어 같은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아 왔다.

10월 24일,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올라 있는 GE 로고. 하루 전날 애널리스트들이 GE의 등급을 낮게 매기자 GE의 주가가 폭락했다./연합/AP

10월 24일,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올라 있는 GE 로고. 하루 전날 애널리스트들이 GE의 등급을 낮게 매기자 GE의 주가가 폭락했다./연합/AP

2016년 이미 소프트웨어 매출은 목표 대비 60%까지 달성했다. 그들의 행보는 전 세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GE는 지난 10월 2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335억달러, 주당 순익은 29 센트로 월가의 예상치인 49 센트에 한참 못미쳤다. 올해 들어 36%의 주가가 떨어졌다. 아주 놀라운 소식이다. 방한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 만에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고 자랑스러워했지만 이 회사는 이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있다.

에너지와 전력 분야에 너무 과한 투자를 단행했고,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에 실패한 결과라는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2016년 1월 모 세무 관련 솔루션 기업과 미팅할 때 “동남쪽이 이상해”라는 소리를 들었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회사명을 가린 후 세금 관련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 그 결과 동남쪽 법인세 납부 실적들이 격감을 넘어섰다는 것이었고, 무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조선, 자동차, 철강 관련 분야의 실적 부진과 협력사 부도가 현실화됐다. 민간 기업이 아는 내용을 정부가 모를 리 없지 않을까. 대한민국 주가도 새로운 정부 들어 2500포인트를 돌파했다. 중국과의 사드 문제도 해결되어 가는 듯 보이고 북한도 잠잠하다. 이 화려해 보이는 시장 상황에서 지난 10여년간 경쟁력을 상실해 갔던 분야는 새롭게 부활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궁극적으로 전통적인 산업과 테크 기술들의 융합, 초연결 지능사회로의 여정이다. 기반이 흔들리면 말장난에 불과하다. 디지털 전환의 대명사였던 GE의 현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도안구 테크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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