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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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도 사람 대신 로봇이 하는 시대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RA)’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로보어드바이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라고도 한다.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를 합친 신조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자산(투자 포트폴리오)을 추천하고 관리(Automated rebalancing·운용하는 자산 편입비중의 재조정)해 주는 재무적 자문서비스다. ‘알고리즘’이란 말은 어떤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말하는데, 컴퓨터 프로그램 상에서 이러한 절차나 방법을 수행하기 위한 실행 명령어들의 순서를 의미한다.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벌였던 인공지능 알파고와는 다르다. 로봇이 스스로 학습을 하지 못한다. 딥러닝 방식을 채택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만드는 맞춤형 양복과 같은 것이다. 양복을 맞추기 위해 몸의 치수를 재듯이 투자자가 제시한 투자목적, 운용기간, 그리고 위험감수 범위 등을 펀드매니저가 약속된 규칙대로 입력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그에 부합하는 상품을 빅데이터를 통해서 찾아 투자하고 관리하는 형태이다.

우정사업본부 정진용 예금사업단장(가운데)과 쿼터백 자산운용 장두영 대표(왼쪽), 쿼터백 테크놀로지스 김승종 대표가 지난 5월 12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정진용 예금사업단장(가운데)과 쿼터백 자산운용 장두영 대표(왼쪽), 쿼터백 테크놀로지스 김승종 대표가 지난 5월 12일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지의 영역에 가깝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하고 있는 미국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때는 2006년이다. 불과 10년밖에 안 된다. 아직까지 서비스 업체도 60여개에 지나지 않는다. 또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이 펀드매니저의 그것에 비해 확실히 높다고 단정할 수 있는 상태는 더욱 아니다. 아직 수익률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상품’은 없다. 아직까지 깜깜이 투자라는 의미다. 또 투자자 개인과 증권사의 개별적 계약이기 때문에 개인조차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지만 미국을 사례로 든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나빠 보이지 않는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메터먼트 등 2개 업체 평균 수익률은 글로벌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2014년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두 업체 평균 수익상승률은 4.2%포인트였다. 이듬해인 2015년 다우존스지수는 약 2%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0.5%포인트 떨어졌다. 그런대로 성적이 괜찮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지난 1월 4일 쿼터백 투자자문이 한국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서비스를 제공했다. 연말이 되면 약 10개 업체가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상품의 복합·다양화, 저금리·고령화 추세 등으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한 맞춤형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인 셈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적극 돕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금융자문업 활성화’ 방안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자문업의 한 축으로 설정했다. 올 하반기부터 3개월 동안 로보어드바이저의 테스트 베드를 만들 예정이다. 이 작업에 참여한 업체는 올 4분기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매매하고 자문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서민들도 자신에게 적합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를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 12일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해 ㈜쿼터백 자산운용, ㈜쿼터백 테크놀로지와 ‘우체국 자산관리서비스’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본격적인 서비스는 오는 10월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에서 투자성향을 진단해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고, 향후에는 맞춤형 자산관리 컨설팅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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