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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계속 지지율’은 58%, ‘문재인 계속 지지율’은 55%

매일 아침 숫자가 쏟아져나온다. 여론조사 결과다. 숫자에 놀라고, 숫자에 희비가 엇갈린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4월 1주 여론조사(4월 4∼6일 조사,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것이 안철수 후보의 비상이다. 3월 4주에 10%, 3월 5주에 19%이던 것이 4월 1주에는 35%로 무려 16%포인트가 올랐다. 거의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38%)와는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1·2위를 다퉜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기정사실화됐다. 다만 약간의 수치만 다르게 나타날 뿐이다.

여론조사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지지율 숫자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난다. 갤럽의 4월 1주 여론조사에서는 눈에 띄는 조사 항목이 있다. 이른바 ‘계속 지지’ 여부를 묻는 설문이다. 전체 1005명 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 878명이 이 설문에 답했다. 앞으로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5%였고,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 지지로 바꿀 수도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4%였다. 대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많은 유권자들이 대선 지지 후보를 확고하게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은 기간 동안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2012년 갤럽이 대선 3주 전인 11월 5주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박근혜 후보 지지자의 82%가 계속 지지, 문재인 후보 지지자의 76%가 계속 지지라고 응답했다. 80%에 육박하는 응답자들이 이미 지지자를 정하고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 5년 후 대선에는 절반을 겨우 넘긴 지지자들만 이런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각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는 아직도 마음이 흔들리는 상대편의 지지자를 어떻게 끌어올 것인지에 대해 머리를 싸매야 하는 형국이다.

후보별 계속 지지 여부를 보면 다소 뜻밖의 결과를 읽을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384명의 지지자 중 55%가 계속 지지, 44%가 변화 가능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355명의 지지자 중 58%가 계속 지지, 40%가 변화 가능이었다. 최근 급격한 변화를 나타낸 안 후보 지지자들의 ‘계속 지지율’이 문 후보의 ‘계속 지지율’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지층의 숫자도 300대로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문 후보의 지지층이 견고하고, 안 후보의 지지층이 불안정하다는 논리가 이 조사와는 잘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대정신연구소의 엄경영 대표는 “안 후보 지지는 50대 이상 고령층이 많은데, 고령층은 지지후보를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대별 조사에서 ‘계속 지지율’은 20대가 27%(19세 포함)로 가장 낮았다. 50대는 67%, 60대 이상은 66%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의 ‘계속 지지율’이 45%로 가장 낮았다. 원래 보수 표심이었으나 보수 후보들의 부진으로 아직도 마음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의 후보들로서는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명한 대사 한 구절이 절절하게 다가올 법하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윤호우 편집장 hou@kyunghyang.com>

숫자로 보는 정치-지지 후보 계속 지지 55%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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