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봉사의 뿌듯함이 20년 봉사활동 힘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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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배달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드린 것뿐이죠. 별것도 아닌데 기뻐하는 이웃을 보면 제가 더 큰 희열을 느낍니다. 봉사활동을 한 지가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네요.”

박성일 집배원(남인천우체국·47) 얘기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가 전국 1만6000여 집배원 중 최고의 집배원을 뽑는 ‘2016년도 집배원 연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집배원 연도대상’은 본연의 업무인 우편배달 업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봉사와 고객감동 실현에 기여한 집배원을 선발해 주는 상이다. 박 집배원은 1995년도 인천우체국 집배원으로 시작해 1997년 남인천우체국으로 근무지를 옮겨 현재까지 22년간 행복배달을 위해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박 집배원은 “관할지역이 낙후돼서 우편물 배달환경이 어렵지만 항상 웃으면서 소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 것밖에 없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다”면서 “저 말고도 집배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이 무척 많다”며 겸손해 했다.

봉사는 작지만 따뜻한 감동을 주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봉사는 기쁨 더하기”라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박성일 집배원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1995년 입사 당시 만난 선배 집배원 김연기씨 때문이다. 그는 우연치 않게 선배를 따라가서 집배원 봉사단체인 ‘365봉사단’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첫 봉사를 마친 뒤의 뿌듯함이 20년 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하게 한 힘”이라면서 “어려운 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더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즐겁게 일을 하면 그 결과는 좋은 법이다. 관할 지역의 주민 사이에서 박 집배원은 ‘잘 웃는 행복의 메신저’로 통한다. 한 주민은 “아 그분요? 항상 배달 오실 때마다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고 오시죠”라면서 “그분을 만날 때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져요”라며 ‘엄지척’을 했다.

전국 1만6000여 집배원 중 최고의 집배원을 뽑는 2016년도 ‘집배원 연도대상’ 대상 수상자인 박성일 집배원(선 사람)이 도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전국 1만6000여 집배원 중 최고의 집배원을 뽑는 2016년도 ‘집배원 연도대상’ 대상 수상자인 박성일 집배원(선 사람)이 도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행복의 경험은 관성을 낳는다. 그는 내친김에 동료 집배원들과 함께 봉사단을 만들었다. 2006년에 창단한 ’하늘꿈 봉사단’이 그것이다. ‘하늘꿈’이라는 이름은 사랑이 가득한 하늘의 꿈을 배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늘의 꿈’은 두 달에 한 번꼴로 배달된다. 여름에는 주로 낡고 오래된 주택의 장판도 갈아주고 도배도 한다. 손길이 필요한 곳은 수리도 한다. 겨울철에는 저소득·독거·보훈가족의 겨울나기를 돕는다. 연탄도 배달하고 김장 담그기도 한다. 하늘꿈봉사단 단장인 그는 무엇보다 좀 더 쉽게 봉사에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 그런 덕분인지 9명으로 시작했던 봉사단원도 어느덧 60명으로 늘어났다.

박 집배원을 비롯한 봉사단원들의 한결같은 봉사활동은 미담이 됐고, 세상에도 알려졌다. 2016년 12월에 행정자치부 장관상인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을 수상했다. 박 집배원은 “저희 봉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주변분들이 자원봉사대상에 추천했다”면서 “아마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게 높은 평가를 받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6년도 집배원 연도대상’ 수상자로는 대상 박성일 집배원을 비롯해 금상에는 박준섭(진주)·백현호(서울관악), 은상에는 김종일(안산)·김목호(당진)·박윤진(동전주), 동상에는 박흥선(서울도봉)·김은태(서광주)·허성일(원주)·윤수현(경산) 등 총 10명의 집배원이 선정됐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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