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4개 작품 기념우표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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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는 2월 10일부터 웹툰 기념우표 4종을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한다.

발행할 우표 선정작업은 문화의 맥을 짚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우표 발행이 확정됐다면 발행된 우표의 소재는 적어도 문화적 가치와 파급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에 나온 우표는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주호민의 <신과 함께>, 윤태호의 <미생>, 조석의 <마음의 소리> 등 한국 만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대표 웹툰 4개 작품을 소재로 디자인했다.

웹툰은 문화콘텐츠 분야의 화두가 되고 있다. 웹툰은 웹과 만화가 결합된 용어로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만화를 말한다. 인터넷의 특징을 활용해 창작되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된다는 점에서 기존 출판 만화와 차이가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웹툰 사이트 10년 누적 조회수가 무려 292억4000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00만명이 웹툰을 즐긴다는 얘기다. 지금도 주당 350여편이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다. 이를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2347억원(한국콘텐츠진흥원·2015년)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단순한 웃음이나 재미를 주는 인터넷 만화에 그치지 않고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의 힘으로 콘텐츠 산업의 일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신과 함께>는 한국의 신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인기를 얻은 작품으로,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세계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7번의 재판과정을 그렸으며, 한국신들과 주인공들의 관계를 옴니버스 식으로 엮고 그 속에서 세상을 풍자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마음의 소리>는 일상에서 가슴속에 담아둔 속마음을 엽기적인 그림체와 코믹한 대사로 솔직하게 그려내 젊은 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2월 10일 발행한 한국을 대표하는 웹툰 기념우표들. /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가 2월 10일 발행한 한국을 대표하는 웹툰 기념우표들. / 우정사업본부

웹툰의 산업적 가치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이를테면 OSMU(One Source Multi Use)이다. OSMU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매체로 이용하거나 2차 저작물을 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 확장성이 무궁무진함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연극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되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적지 않다. 2010년 영화로 제작되어 원작 영화의 시대를 연 웹툰은 <그대를 사랑합니다>이다. 폐지 줍는 할머니와 우유 배달하는 할아버지의 러브스토리이자 이 시대 소외된 노인의 현실을 담은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관람객은 150만명(167만명)을 훌쩍 넘었다. 다단계 사기극, 조희팔 사건을 연상케 하는 <내부자들>의 관객은 무려 700만명(707만명)을 상회했다. 드라마 역시 ‘웹툰 열풍’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과 인간관계를 사실적으로 그린 드라마 <미생>도 종편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8.24%)을 보였다.
또 현재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되고 있는 <김과장>은 드라마와 웹툰을 결합한 사례다. 드라마의 오프닝과 엔딩을 웹툰으로 처리해 신선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를 받고 있다.

웹툰이 우표로 발행된다는 소식이 더욱 반가운 것은 단지 중년의 필자가 웹툰의 팬이어서만은 아니다. 웹툰은 한국에서 탄생한 문화콘텐츠이기 때문이다. 2003년 포털사이트, 다음이 시작한 ‘만화 속 세상’이 세계 최초의 웹툰 서비스이다. 이 웹툰이 세계의 주요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에 발행된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15년 5억9100만 달러였던 세계 디지털 만화 시장의 규모가 2019년에는 8억4000만 달러 규모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성장이 ‘웹툰 종주국’의 위상을 높이고 ‘웹툰 한류’의 기반이 되길 바란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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