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택배 물량 ‘1일 최고’ 기록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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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최대명절인 설이 다가왔지만 명절 특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시설은 물론 할인매장과 재래시장을 가릴 것 없이 매출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길어지고 있는 경기불황과 어수선한 정국상황이 원인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도 설특수 부진에 한몫 거들고 있다.

하지만 택배업계만큼은 딴판이다.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 차릴 수 없을 지경이다. 택배업계는 설 명절 택배 물량이 지난해보다 10∼2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오기호 물류기획과장은 “지난해와 같은 기간(1월 12일~1월 18일)을 비교하면 택배물량이 18% 정도(550만톤→660만톤) 늘어났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 1일 최고기록’을 깰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우정사업본부가 예상했던 배송 물량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설 특별 수송기간 첫날인 16일 전국 우체국에 접수된 배송 물량이 167만616상자로, 우정사업본부 예상치인 156만1375상자보다 6.9%(10만941상자) 늘어났다. 오기호 과장은 “설 연휴 기간이 나흘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불황으로 형편이 넉넉지 않자 선물로 귀성을 대신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0일, 우편물류센터에 명절 소포와 택배 물량이 쌓여 있다. /우정사업본부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0일, 우편물류센터에 명절 소포와 택배 물량이 쌓여 있다. /우정사업본부

실제로 우체국쇼핑을 통해 판매된 선물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권기선 우체국쇼핑담당사무관은 “지난해에는 건당 설 선물 가격이 2만3900원이었는데, 올해는 1만8500원이었다”면서 “아무래도 ‘김영란법’ 영향으로 저가 선물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정사업본부도 16일부터 26일까지 11일간을 ‘설 특별 수송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해 9개 지방체신청과 전국 246개 총괄우체국 등 256곳에 ‘설 우편물 특별소통 대책본부’를 설치해 매일 우편물 처리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설 명절 우편물은 약 1250만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13만개보다 30%가 늘어난 물량이다. 또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은 전체 물량의 37%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적기에 우편물 배달과 배달사고 예방을 위해 2만4000여명의 인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가장 바쁜 때에는 지원부서 인원까지 총동원하는 등 약 4만여명이 택배 배달에 나선다. 2170여대의 차량도 추가로 투입한다. 이 기간 중에는 토요일뿐만 아니라 필요 시 일요일에도 배달해 설 명절 우편물을 처리할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 35억원도 추가 배정했다.

특히 우편 배달 분야가 대부분 IT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우편물류시스템(PostNet)과 자동화 장비 등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사전에 예방점검을 마쳤다. 우편물류종합상황실(PQCC)에서도 전국 우체국의 우편물 처리물량과 운송차량의 이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폭설에 따른 기상악화 등 긴급한 경우에는 소통장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이밖에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우체국 콜센터 인력을 증원하고 근무시간을 연장해 설 특별소통기간에 폭주하는 안내 통화량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평상시와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설에는 우편물이 폭주하기 때문에 포장에 주의해야 안전하게 배달될 수 있다. 파손이나 훼손되기 쉬운 소포는 스티로폼이나 에어패드 등 완충재를 충분히 넣어 포장하고, 부패하기 쉬운 어패류나 육류 등은 반드시 아이스팩을 함께 넣어 포장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소포·택배의 경우 연락 가능한 연락처를 정확히 기재할 것을 당부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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