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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2판4판]대리인생

친박당 정 대리 어이, 황 대리!

청기와 황 대리 나, 대리 아냐! 과장 대리야. 그러니까 정 대리, 과장 예우를 해줘.

정 대리 나도 대리가 아냐! 그리고 황 대리는 선출직이 아니잖아? 나는 이래 봬도 선출직 대리야!

황 대리 그래도 정 대리보다 내가 급이 더 높잖아.

정 대리 그런데 청기와 과장이 되면 기본적으로 태반주사는 맞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

황 대리 시간이 없어.

정 대리 대리 처방이 있잖아. 아는 강남 아줌마 없어?

황 대리 알고보니, 청기와 과장은 대리 인생이더라구. 강남 아줌마가 알아서 모든 일을 다하고, 여기는 그냥 영업만 했을 뿐이야.

정 대리 그럼 황 대리는 강남 아줌마의 대리인 청기와 과장의 대리네. 간단하게 말하면 대리의 대리인 황 대리.

황 대리 그럼 당신은 강남 아줌마의 대리인 청기와 과장, 청기와 과장의 대리인 친박당 대표, 친박당 대표의 대리인 정 대리잖아.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대리의 대리의 대리인 정 대리.

정 대리 아무튼 대리끼리 한 번 잘해보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2월 21일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권한대행은 “정우택 대표님은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았는데 저와 같이 권한대행”이라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비리 혐의로 탄핵소추를 당한 대통령 대신에 국정을 떠맡은 권한대행이 있고, 이 비리에 대한 여당의 책임 때문에 대표까지 물러나서 권한대행이 된 원내대표가 있다. 두 권한대행이 만난 코미디 같은 상황에서 이런 농담을 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글·윤무영 그림·김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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