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2016년 5대 환경뉴스 선정-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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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4대강사업에 따른 수질오염 논란’, 3위는 ‘스모그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4위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찰 수사 및 국정조사’, 5위는 ‘폭염에 따른 에너지 소비 급증 및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논란’이었다.

의외의 결과라고 여겨졌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당연히 가장 중요한 사건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매달려 온 나 같은 사람에게나 가장 중요하지, 일반 시민들에게는 경주 지진의 충격과 그로 인한 핵발전소의 안전문제가 더 큰 문제였을 것임을.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경우 강의를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중들에게 묻는다. ‘가습기 살균제로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거라고 알고 계세요?’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십 명 정도…’라고 답한다. 간혹 소수가 ‘몇백 명’이라고 말하는 정도다. 사람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신고가 11월 중에 10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이를 보도한 언론기사가 몇 개 안 되므로 당연한 반응이다. 지난 5~6월 폭발적인 언론보도가 있었을 즈음에 이런 여론조사를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2016년도 국내외 환경뉴스 선정의 배경은 2016년도 국내외 주요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파악해 문제의 발생원인 등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결방안 모색 및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조사는 다음과 같이 이뤄졌다. 먼저 11월 말 환경운동가들이 10여개의 국내 환경뉴스 후보, 5개의 국제 환경뉴스 후보를 선정했다. 그리고 2주간의 인터넷 설문을 진행했다. 혹시 누락된 주요 환경뉴스가 있는지 파악하고 대충의 여론 흐름을 점검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신규원전 건설허가 문제가 중요하다는 제안이 있었고, 여론조사 후보 뉴스에 반영됐다.

그리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했다. 리서치뷰는 질문지를 간결하게 작성했다. 조사는 12월 15~16일 이뤄졌다.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컴퓨터 자동응답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이루어졌다(ARS-RDD). 대상은 전국 19세 이상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의 성인남녀다. 2016년 11월 말 현재 국가 주민등록인구 통계기준으로 남녀별·지역별 인구 대비 비례 할당 후에 무작위 추출했다. 응답률은 11.1%로 높다고 할 수 없다. 비교적 어려운 설문에 속하고 10분이 넘는 시간을 할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선생님께서는 2016년에 발생한 다음 아홉 가지 국내 환경문제 중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이어 9개의 뉴스문항이 제시되었고, 이 가운데 한 번에 하나씩 두 번을 선택하는 복수응답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니까 모든 응답률을 합하면 200%가 된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환경운동가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선정한 2016년 국내 환경뉴스에서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이 1위를 차지했다. 한 남성이 지난 9월 경북 경주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무너진 담벼락을 치우고 있다. / 이석우 기자

환경운동가들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선정한 2016년 국내 환경뉴스에서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이 1위를 차지했다. 한 남성이 지난 9월 경북 경주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무너진 담벼락을 치우고 있다. / 이석우 기자

4위 선정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의외’

1위는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으로 응답자의 40%가 선택했다. 2위는 ‘4대강사업에 따른 수질오염 논란’으로 응답자의 35.5%가 답했다. 3위는 ‘스모그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로 응답자의 35.2%가 골랐다. 4위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찰 수사 및 국정조사’로 응답자의 31.1%가 선택했다. 5위는 ‘폭염에 따른 에너지 소비 급증 및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논란’으로 응답자의 25.7%가 선호했다. 여기까지가 100% 기준으로 전체 응답자의 대다수인 84%가 답했다. 개별항목별로도 10%가 넘는 뉴스들이다. 국내의 2016년도 5대 환경뉴스라고 할 만한 대상들이다.

나머지 4개의 뉴스들은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6위는 ‘사드 배치 결정에 다른 전자파 논란’으로 12.6%, 7위는 ‘원전 신규 건설허가’로 9,4%, 8위는 ‘설악산, 지리산 케이블카 논란’으로 5.7%, 9위는 ‘원전사고 재난영화 <판도라> 개봉’으로 4.7%였다. 일반사람들이 거의 기억하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환경뉴스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응답 결과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1위를 차지한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40.0%)’을 꼽은 응답은 여성(45.5%), 19세 및 20대(53.9%), 부산·울산·경남(52.9%)에서 가장 많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20년 넘게 환경뉴스를 다뤄온 월간 <함께사는길> 박현철 편집주간은 “20대가 탈핵 의식이 가장 높고, 부산·울산·경남이 경주 지진이 발생한 곳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12월 21일 열린 환경보건시민대회에서 환경뉴스 결과를 소개하며 설명했다.

2위를 기록한 ‘4대강사업에 따른 일명 수질오염 논란(35.5%)’은 남성(39.0%), 40대(44.8%), 충청(52.2%)에서 가장 많이 꼽았고, 3위 ‘스모그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35.2%)’는 30대(44.9%)에서 가장 많이 꼽았다. 여전히 4대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름마다 녹조오염이 반복됨에 따라 국민들에게 중요한 환경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검찰 수사 및 국정조사(39.1%)’를 가장 많이 꼽은 지역은 대구·경북(39.1%)이었으며, 60대는 ‘폭염에 따른 에너지 소비 급증 및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논란’(45.7%)을 가장 많이 꼽아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두 번의 선택을 합한 중복선택이 아닌 첫 질문에 대해서만 1위부터 5위까지의 응답 결과를 놓고 볼 때 1위와 2위의 차이는 표본오차인 3.1%포인트 이내였고, 3위와 4위는 불과 0.4%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으며, 4위와 5위 간의 차이도 표본오차 수준에 머물러 5대 국내 환경뉴스들 모두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반면 5위와 6위의 차이는 6.9%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나 큰 차이를 보였다.

[최예용의 환경보건이야기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14) 2016년 5대 환경뉴스 선정-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이 1위
[최예용의 환경보건이야기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14) 2016년 5대 환경뉴스 선정- ‘경주 지진에 따른 원전 안전성 논란’이 1위

국제 환경뉴스 1위는 베이징 스모그 문제

국제 환경뉴스 선정은 모두 5개의 국제 뉴스 항목이 제시되었고, 국내 뉴스와 달리 하나만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중국 베이징 스모그 대기오염 문제’(36.6%)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폭우, 폭염 등 기상재난에 따른 지구촌 대형참사’(23.5%), ‘현재진행형인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유증’(20.4%), ‘유엔 기후협정 반대를 공약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12.9%), ‘파리기후협정 발효’(6.7%) 순이었다.

사실 환경운동가들은 일반시민들이 4위로 꼽은 ‘유엔 기후협정 반대를 공약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뉴스를 가장 중요한 국제 뉴스로 생각했다. 중국 베이징 스모그 문제는 매년 중요하게 다뤄지는 국제 뉴스라서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실제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올해도 1위에 올랐다.

환경뉴스 선정은 매년 12월 하순에 열리는 환경보건시민대회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2011년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6회째다. 각종 환경문제로 피해를 본 환경피해자를 위한 송년 프로그램으로, 환경피해자대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석면, 가습기 살균제, 송전탑이나 고압지중화 전자파, 시멘트공장 등 전국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분들이 모여 1년 동안의 활동을 소개하며 서로 격려하고 위로한다. 더불어 내년에는 보다 나은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국내외 주요 환경뉴스들은 모두 구조적이고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환경문제들로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그러나 시민들이 이러한 문제를 기억하고 되짚는 과정에서 환경문제 해결의 중요성과 인식이 깊어질 것이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책과 운동에 반영될 것으로 믿는다. 조금이라도 밝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의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환경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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