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쇼핑의 힘’은 가성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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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우체국쇼핑이 7일로 서른 살을 맞았다.

우체국쇼핑은 농업위기의 산물이다. 우체국쇼핑이 문을 연 30년 전인 1986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한창이었다. UR 협상의 핵심은 바로 쌀시장 개방이었다. 쌀시장 개방은 우리나라 1차산업의 근간인 농업 기반을 붕괴시키는 일이었다.

이처럼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던 시기에 우정사업본부(당시 체신부)가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및 판로 개척을 위해 공익 목적으로 우체국쇼핑을 시작했다. 우체국쇼핑은 농어촌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기 위해 유통단계를 축소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우체국 배달망을 활용했다. 전국에 3500여개의 우체국이 있다. 이 우체국 연결망을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노선으로 활용하면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개념이었다. 처음에는 우체국 창구나 집배원을 통해 산지의 특산물을 주문하는 오프라인 중심의 통신판매였다. 판매상품도 처음에는 순창 고추장, 완도 김 등 11개에 불과했다. 1999년에 온라인쇼핑몰을 열었다. 2011년부터는 모바일 어플로 판매채널을 확대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전국 3600여개 우체국과 인터넷쇼핑몰(mall.epost.kr)을 통해 9200개의 값싸고 질 좋은 우리 농수축산물이 판매된다. 또 꽃배달 서비스, 온라인 전통시장, 중소상공인 공산품 등도 갖춰 B2B 매장을 제외해도 3만개 이상의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지자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마을기업·자활기업 상품 판매, 바우처 지원사업 등을 펼쳐 공공쇼핑몰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거래되는 품목의 90%가 농수산물이다. 그것의 99.9%는 순수 국내산이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특산물 브랜드가 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쇼핑 출범 30주년을 맞아 7일 우정공무원교육원(천안 소재)에서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과 우체국쇼핑 공급업체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해 기념식을 열었다. /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쇼핑 출범 30주년을 맞아 7일 우정공무원교육원(천안 소재)에서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과 우체국쇼핑 공급업체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해 기념식을 열었다. / 우정사업본부

우체국쇼핑의 누적 매출액이 2조7000억원이다. 첫해 11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03년 1000억원(1125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액은 1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체국쇼핑의 힘은 무엇보다 공익성에서 나온다. 농어촌 지역경제를 돕고 안전한 국산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싸고 안전한 상품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이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면 판매액의 15~2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서는 15~30%,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10~30%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하지만 우체국쇼핑의 수수료는 4%다. 민간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러니 농수산물 취급업자들은 서로 우체국쇼핑에 입점하고 싶어한다. 입점 심사 때 경쟁률이 5대 1이 넘는다. 입점 후에는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품질검증이 꾸준히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가격은 싸고 품질은 좋은 가성비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취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쇼핑 3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25일까지 ‘국민과 함께한 우체국쇼핑 30주년 할인행사 & 이벤트’를 실시한다. 2000여개의 인기상품을 최대 30%까지 할인판매한다. 행사 기간 동안 우체국쇼핑 대표 인기 상품인 조미구이김, 돼지고기, 사과, 한과 등 다양한 상품들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특히 ‘전통시장 특별기획전’을 통해 ‘온누리전자상품권’으로 구매 가능한 전통시장 상품을 시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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