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여론조사 위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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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선거에서 우세 점치는 친박 여론조사에서는 불리할 수도

30%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째각째각 시곗바늘 소리를 내며 다가오고 있다. 전당대회에서는 당원 대 일반국민의 투표 비율이 70대 30이다. 투표를 하는 당원은 중앙대의원, 청년선거인, 책임당원, 당협위원장 추천 당원 등이다. 일반국민 30%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의 반영 몫이다.

일반국민의 여론조사 30%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까. 2년 전 전당대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1위로 당대표에 당선된 김무성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3만9553표를 얻었다. 2위인 서청원 후보는 2만8472표를 얻었다. 여론조사에서는 김무성 후보가 24.60%, 서청원 후보는 18.37%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비율을 30% 반영해 득표로 환산한 결과,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만3153표를 얻었고, 서 후보는 9821표를 얻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후보와 서 후보가 양강 대결을 벌이면서 당원 투표에서는 혼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우세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당원 투표에서도 김 후보가 서 후보를 1만여표 차이로 압도했다.

이 전당대회에서는 총선거인 20만3632명 중 6만4636명이 투표해 31.76%의 투표율을 보였다. 1인2표제로 실시한 투표에서 선거인단의 유효 득표수는 12만4757표였다. 70대 30의 비율로 하면 여론조사를 표로 환산한 전체 표는 5만3468표였다. 이 전체 여론조사 환산표를 지지율로 각 후보가 나눠 가졌다.

당시 여론조사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후보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었다. 선거인단에서는 1만258표로 적게 받았지만 여론조사에서 19.68%로 김무성 후보에 이어 2등을 차지했다. 이인제 후보는 전체 4등을 차지해 최고위원이 됐다.

이번 전당대회의 당대표 선거는 이전 전당대회와 다른 점이 있다.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했고, 당대표 선거는 1인1표로 뽑게 된다. 대표 선출방식은 달라졌지만 여론조사 30%의 위력은 그대로다.

친박에게는 여론조사 30%가 불리한 조건이 된다. 친박은 여론조사보다 당원들의 표에 의존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의 70~80%가 친박이다. 때문에 조직선거에서 우세를 점치고 있다. 친박 후보로 거론되는 서청원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조직선거에서 유리하고 여론조사에서는 불리한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 후보이기는 하지만 이주영 의원은 다르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이 의원은 인지도가 높은 편이어서 여론조사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박은 여론조사 30%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소장파로 활약한 정병국 의원이나 김용태 의원은 ‘쇄신’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만 인지도가 다소 낮은 게 흠이다.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비박 쪽에서 바라고 있는 것은 바로 여론조사 30%의 힘 때문이다.

여름휴가 시즌에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과연 70%에 해당하는 조직표가 힘을 발휘할까. 아니면 여론조사 30%가 위력을 발휘할까. 벌써부터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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