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정수’ 20대서도 논란, 정의당 “늘리자” 반발… 새누리당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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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1

국회 본청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농성을 하고 있다. 발단은 국회 환경노동위의 정수에서 비롯됐다. 환노위는 7(더불어민주당)대 6(새누리당)대 2(국민의당)대 1(비교섭단체)로 모두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교섭단체로는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환노위에 배정됐다.

무소속인 윤종오 의원은 환노위를 희망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윤 의원은 현대자동차 노조 조직실장을 역임했고, 울산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이었다. 환경과 노동을 다루는 환노위가 안성맞춤이었지만 대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배정됐다. 때문에 미방위를 희망한 추 의원은 미방위 정수에 밀려 자신의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외교통일위원회로 배정을 받았다. 농성을 하는 계단에는 ‘추혜선은 방송통신언론 전문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있다.

정의당에서 반발하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물론 여야 원내대표단에서 여러 가지 중재안을 내놓았다. 정 의장은 외통위 정수를 하나 줄이고 환노위 정수를 늘리는 안과 미방위 정수를 하나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중재에 나섰지만 새누리당의 반발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결정만 기다리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여야가 어떻게 협상하고 있는지 세부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 의장이 제안한 것처럼 환노위에서 정수를 늘리는 방안이 모색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모든 협상은 여야 원내대표 사이에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환노위 정수를 늘리는 방안을 새누리당에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비교섭단체의 인원을 늘리는 데 새누리당이 부담을 갖고 있다면 새누리당 의원도 한 명 함께 더 늘리는 것도 합리적인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7대 6대 2대 1’에서 ‘7대 6대 2대 2’가 힘든다면 ‘7대 7대 2대 2’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마저도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환노위를 잘 오려 하지 않는다”면서 “환경이나 노동 이슈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는 성향상 맞지 않는 분야인 데다 야당에서는 환경이나 노동 문제에 밝은 전문가들이 많이 배치돼 상임위 회의에서 줄곧 수세에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야당과 숫자를 맞추기 위해 새누리당 의원을 한 명 더 배치하려고 해도 오려고 희망하는 의원이 없어 배정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도 환노위는 정수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2014년 19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에서 환노위는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여대야소 국회였던 만큼 새누리당은 8명, 민주당은 7명의 의원을 배정했다. 문제는 전반기 국회에서 7(새누리당)대 7(민주당)대 1(비교섭단체)이던 구성을 8대 7로 바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환노위 진입을 봉쇄해버린 것이다. 정의당에서는 새누리당이 재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환노위를 여대야소로 만들고, 의도적으로 심 의원을 배제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심 의원은 환노위에 합류해 환노위는 8대 7대 1로 운영됐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에는 환노위가 비인기 상임위지만 진보정당에는 중요한 상임위”라면서 “전체 인원이 다른 상임위에 비해 너무 적은 만큼 환노위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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