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농구대회 열어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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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오후 1시30분, 서울시학생체육관에서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한 손으로 휠체어 바퀴를 돌리며 다른 한 손으로 농구공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휠체어 농구의 진수가 펼쳐졌다. 제15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시청과 고양시 홀트가 맞붙었다. 정규 경기에서는 61대 6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일진일퇴 공방전은 끝날 줄 몰랐다.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했다. 해결사는 서울시청의 김상열 선수였다. 경기 막판, 바스켓카운트(득점인정 반칙) 2개를 얻어낸 게 결정적이었다. 결국 서울시청이 74대 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6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 동안 잠실 서울시학생체육관에서 전국 29개팀, 4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제15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 대회에서는 장애인 1(우승팀=서울시청)·2부(아산헬스파워), 비장애인부(한국체대), 여성부(고양시 레드폭스휠) 등 4개 부문에서 진검승부가 벌어졌다.

6월 3일 오후 서울시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 개막전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서울시청 선수들이 공을 다투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6월 3일 오후 서울시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 개막전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서울시청 선수들이 공을 다투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정사업본부는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통해 재활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02년부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휠체어농구와 우정은 ‘사회공익’으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휠체어농구가 우정사업본부가 지향하는 보편적 서비스와 공익, 사회공헌활동과 접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휠체어농구의 연원과 유사하다. 휠체어농구의 유래는 제2차 세계대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태계 독일인 출신의 영국 신경과 의사인 루트비히 구트만(Ludwig Guttmann·1899~1980) 박사가 척수손상 치료 수단으로 1944년 고안한 휠체어네트볼이 시초다. 그는 환자에게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재활이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육체적 마비를 통해 얻게 되는 정신적 피폐, 즉 우울증과 분노였다. 이를 극복하는 도구로 운동을, 그 중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농구를 통해 환자에게 자신감을 불러넣으려고 했던 것이다.

휠체어농구는 1949년 미국에서 전미휠체어농구협회가 설립되면서 정식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80여개국에 보급됐다. 한국에는 1984년 삼육재활원이 팀을 창단하면서 처음 소개됐다. 현재 장애인 17개 팀, 비장애인 6개 팀, 지적장애인 농구팀 등 28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 휠체어농구는 장애인 팀과 비장애인 팀이 구분돼 있다고 해서 반드시 따로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묶어 하나의 팀으로 만들 수도 있다. 남성과 여성이 혼성 팀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 함께 땀으로 소통하고 즐거움을 나누며 서로 이해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 인원과 시간, 골대 규정 등 거의 모든 조건이 농구와 동일하다. 다만 휠체어가 선수의 일부분으로 간주된다. 더블드리블(드리블을 하다가 두 손으로 잡는 행위)은 반칙이 아니다. 또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워킹바이얼레이션 정도다. 농구에서 공을 들고 세 발자국 이상 뛰면 반칙인 것처럼 세 차례 이상 휠체어 바퀴를 돌리면 파울이다. 또 휠체어 바퀴가 3점슛 선에 닿아도 3점이 인정된다. 이 정도만 알면 휠체어농구를 즐기거나 관전하는 데 큰 애로가 없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희망과 도전, 열정이 넘치는 휠체어농구대회가 장애를 뛰어넘어 모두가 어우러지는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소외되기 쉬운 이웃을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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