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갯벌 찾아온 두루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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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해안가에 가면 두루미들이 펼쳐진 갯벌에서 가족 단위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의 많은 무리가 연천과 철원지방으로 찾아와 겨울을 난다. 하지만 매년 강화도 앞바다로 찾아오는 20여 마리의 무리가 따로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두루미는 썰물에 드러나는 갯벌을 따라다니며 먹이활동을 하고, 밀물을 따라 섬 주변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썰물로 드러나는 갯벌에서 두루미 한 가족이 한가로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썰물로 드러나는 갯벌에서 두루미 한 가족이 한가로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바다에서 활동하는 두루미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기라도 하면 깊은 갯골로 내려가 바람을 피한다. 갯골은 두루미가 내려가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갯골에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갯골 밖으로 올라올 때는 신중하게 행동을 취한다. 먼저 한 마리가 갯골 위쪽으로 올라와 머리를 길게 쳐들고 주변 수평선을 살핀 후 안전하다 싶으면 모두 갯골 밖으로 올라온다. 이처럼 영리한 두루미는 갯가에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경계를 하지 않다가도 외지인들이 갯가에 나타나면 멀리 이동을 한다고 한다.

갯벌에서 가족 단위로 흩어져 활동하던 두루미 두 가족이 밀물로 만조가 되자 갯마을 앞으로 모여들었다.

갯벌에서 가족 단위로 흩어져 활동하던 두루미 두 가족이 밀물로 만조가 되자 갯마을 앞으로 모여들었다.

두루미는 온종일 갯벌에서 활동한다. 깃털에 묻은 개흙과 흩어진 깃털을 바닷물에 씻으며 몸단장을 한다. 바다에서 활동하는 두루미도 산간지역 들판이나 강가에서 활동하는 두루미처럼 가족 단위로 활동을 하고, 해가 지면 섬 주변으로 모여든다.

체온을 나누며 함께 수면을 취하면서 은밀하게 다가오는 천적을 미리 알아채고 방어할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어린 두루미가 어미 뒤를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바닷가에서 어린 두루미가 어미 뒤를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강화도 앞바다에는 밀물과 썰물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만조가 되어도 새들이 갯벌에 발을 담그고 활동할 수 있는 수심이 얕은 곳이 많다. 그래서 수영을 못하는 두루미는 물론이고 저어새·도요새·검은머리물떼새 같은 천연기념물의 요람이다.

갯벌이 만조로 깊어지자 두루미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있다.

갯벌이 만조로 깊어지자 두루미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있다.

두루미 부부가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서 만조 동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무언가를 잡아먹고 있다.

두루미 부부가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서 만조 동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무언가를 잡아먹고 있다.

3월 말이면 두루미는 모두 몽골과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지방 등 고향으로 돌아간다. 비행을 앞두고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서인지 요즘은 먹이활동이 더욱 분주해 보인다.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돼 있다.

<이재흥 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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