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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군소정당 등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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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거대 분열 싸움으로 관심 멀어져… 정의당 지지율 급락, 녹색당도 고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

차근차근 4·13 총선을 준비하던 진보성향의 군소정당에 야권의 거대 분열은 치명타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인재영입과 탈당 등으로 연일 경쟁을 벌이면서 진보성향 정당의 움직임이 야권성향의 유권자들에게서 무관심의 영역으로 밀려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다. 리얼미터의 정기 주중동향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꾸준히 5~6% 정도(새누리당 40% 안팎, 더불어민주당 2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정의당은 올해 들어 급락했다. 1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3.8%로 뚝 떨어진 것이다.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도 3.5%로 이전의 수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애보트코리아지회, 대현지회, 서울대기전분회 집단 입당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애보트코리아지회, 대현지회, 서울대기전분회 집단 입당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지지층과 친노 우호층 겹쳐
5~6% 지지율의 정당이 3%대로 2%포인트가 떨어진 것은 ‘급락’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국민의당이 생김으로써 제1야당인 더민주가 위기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정의당을 지지하던 야권성향의 유권자들이 더민주로의 결집을 우선 표출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윤 센터장은 “정의당 지지층과 친노에 우호적인 정서층이 중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들이 우선 위급한 더민주를 선택하는 또 다른 의미의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최근 심상정 대표가 금권·특권·반칙·표절·갑질 없는 5무(無) 국회를 위해 ‘국민 눈높이 공천’과 ‘공천 무한책임제’를 제안하고, 청년정당 비전 발표회를 여는 등 총선을 향한 발걸음을 착착 내디뎌 왔다. 하지만 더민주 측에서 통합 또는 연대할 대상으로 거론될 뿐 정책이나 이슈 같은 진보적 지향점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눈길이 쉽게 닿지 않고 있다. 정의당 김성희 전략기획위원장은 “2012년 당시 통합진보당이 당시 10%의 지지율을 얻고 있었으나 야권 세력이 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으로 통합됨으로써 4%포인트 정도 떨어졌으나 선거를 앞두고 다시 회복했다”면서 “당 자체가 갖고 있는 사회적 기반이 있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2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0.3%(219만8082표)를 얻었다.

[표지이야기]진보 군소정당 등 터진다

정의당은 전·현직 국회의원인 심상정·노회찬·박원석·정진후·김제남·조승수 후보 등이 지역구에 출마하고 정당투표에서 기존의 정당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목표는 원내교섭단체 확보이며, 15%의 정당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당 역시 두 야당의 고래 싸움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녹색당은 지난해 12월 초 일찌감치 비례대표 후보를 당원 투표로 뽑아 선거판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비례대표 후보로 황윤, 이계삼, 김주온, 구자상, 신지예 후보(순번 순)를 선출했다. 동물권 문제를 주로 다룬 영화감독,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 기본소득운동 활동가, 부산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사회적기업 ‘오늘공작소’ 대표 등 이들 후보의 면면이 녹색당이 내건 탈핵·탈송전탑·동물권·기본소득·사회적경제·풀뿌리·주거권 등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 야권 갈등에 묻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않다. 서울 동작갑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하는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야당이 경쟁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이라면서 “이런 가운데에서 소수정당으로서 녹색당의 가치를 알리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 녹색당의 가치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비례대표를 뽑은 만큼 정당투표에서는 녹색당을 찍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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