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차량강판으로 제2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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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생산량 1000만t까지 늘려 세계 2위로서 입지다져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새해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신발끈을 다시 동여매며 강조하는 분야의 하나가 고부가가치를 내는 자동차 강판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을 강조해 왔다. 쉽게 말하자면 그동안 포스코가 여러 계열사를 확장하느라 오히려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본업인 철강의 기술력을 높여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을 지낸 정통 엔지니어인 권 회장은 ‘기술 포스코’를 토대로 성장기반을 다지고 수익을 높이자는 메시지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강판과 관련한 포스코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차량 강판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생산량을 새해에는 1000만톤까지 늘려 세계 2위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수직계열화한 현대제철을 비롯해 세계 철강업계에서 자동차 강판이 주요 승부처가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12월 24일 “자동차 종류가 다양해져 기술과 소재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차체 제어, 균형 유지, 충격 완화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섀시의 특성에 맞춰 포스코는 첨단 초고장력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이 2015년 2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포스코 상장 20주년을 기념하는 장 마감 타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제공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이 2015년 2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포스코 상장 20주년을 기념하는 장 마감 타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제공

글로벌 ‘톱 15’ 자동차업체에 강판 공급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생산량은 2001년에는 100만톤 이하로, 전체 생산량 가운데 10%도 안 됐다. 그러나 미래 성장동력인 차량 강판에 대한 대대적 투자에 나선 결과 2014년 830만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20%로 늘렸고, 특히 영업이익 비중의 절반을 넘을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 됐다. 지난 9월 철강재 누적 판매량 8억톤을 달성한 포스코는 32%가 자동차 강판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현재 GM, 폭스바겐, 포드, 혼다, 닛산 등 글로벌 ‘톱 15’ 자동차업체에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가 고연비·저공해를 주요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강판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 차체 중량이 10% 감소하면 대체로 연료 소모는 8%, 탄소배출은 4% 줄어든다. 포스코는 일반 자동차 강판보다 강도는 3~4배 높고 무게는 30% 가벼운 TWIP강 같은 특수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철에 망간과 알루미늄 등을 섞어 만들었다. TWIP강은 이탈리아 피아트의 차량에 범퍼로 들어간다. 또 최근에는 르노와 공동으로 신형 콘셉트카에 900TWIP강과 2000HPF강 등을 적용하기도 했다. 이로써 차체 무게를 약 130㎏ 줄여 연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국내 광양제철소와 중국, 인도, 멕시코에 차량 강판 생산법인을 가동 중이며, 새해에는 태국에도 설립할 예정이다. 2015년 1월에는 인도의 마하라쉬트라주에 180만톤 규모의 고급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또 지난 9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7CGL(용융 아연도금 강판공장)을 착공해 새해 6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고급 자동차용 소재인 AHSS강을 생산하는데, 일반 차량 강판보다 약 10% 가볍고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강도강이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생산량을 2017년 1000만톤 수준까지 늘려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2위 철강사로 자리 잡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10월 8일 르노삼성차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차 개발에 따른 고강도 강판 개발, 신소재 적용 등과 관련해 기술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독자 기술로 개발, 생산한 자동차 신소재를 보다 많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공급할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을 통한 경량화와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기차 시대에 대응해 효율이 높은 강판도 개발하고 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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