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장애를 지원하는 ‘착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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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워크 웨어러블 로봇 / 리워크 웹사이트

리워크 웨어러블 로봇 / 리워크 웹사이트

스마트 기기와 로봇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직업을 빼앗기도 한다. 그러나 관련 기술과 장비가 장애가 있거나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을 지원하거나 보강하는 영역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벤처 기업인 오캠(OrCam)은 구글 글래스와 같은 작은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통해 글을 읽기 어려운 사람이나 안면 인식 장애가 있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였다. 홍채 맥락막의 선천적 결함에 의한 이런 장애는 1만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오캠의 장비는 현재 글자를 판독하거나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되지만 향후에는 다양한 물건, 장소, 색깔을 인식하는 영역으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의 물체 인식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일이며, 이는 서버나 클라우드를 통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엔크로마(EnChroma)는 페인트와 코팅 전문기업 발스파와 협력해 색맹인 사람들이 색을 인식할 수 있는 스마트 선글래스를 선보였다. 색맹이나 색약인 사람들은 전 세계 3억명가량이 존재한다. 엔크로마는 이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10여년의 연구를 수행했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이 기기를 받고 처음으로 딸의 눈 색깔을 본 아빠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올라와 감동을 주고 있다. 엔크로마 글래스는 빛의 파장을 조절해 색을 구별해 주는 필터를 사용해 색의 구별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 사람 수준은 아니지만 근시인 사람의 수준으로 색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걷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장비는 엑소스켈레톤이라는 외골격 강화 장비가 있다. 2014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처음으로 이동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리워크(ReWalk) 장비를 승인했다. 이미 66명의 사람이 구입했다고 하는데 가격은 7만7000 달러라고 한다. 군대나 공장에서는 이런 장비를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리워크는 하반신 마비 환자들이 다시 걸을 수 있는 재활장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리워크는 6세대까지 발전했으며, 보험회사에 의해서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리워크 외에도 하버드대학, 일본 츠쿠바대학, 버클리대학, 스탠퍼드대학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엑소스켈레톤을 개발하고 있다. 츠쿠바대학에 따르면 이미 150개의 HAL이라고 부르는 장비를 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ABI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이 시장은 2020년 약 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더 큰 시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며 조만간 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바라다본다. 츠쿠바대학의 요시유키 산카이는 2005년 ‘사이버다인’이라는 회사를 세워 지난 3월 상장을 통해 1조원이 넘는 자산가가 됐다.

여러 신체적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는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을 통해 이들의 고통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회여야 하며,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업적 기회가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고령화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고 또 다른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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