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을 위한 이색 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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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내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최근 사업장 주변 주민들을 위해 한 발 앞선 사회공헌사업을 속속 개발해 펼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종전의 물품지원이나 정화활동과 같은 일회성 지원에서 탈피해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건강까지 챙겨주는 이색 공헌활동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포스코 광양제철소 임직원들로 구성된 ‘도배봉사단’이 최근 광양지역 홀몸노인 가정의 낡은 벽지를 걷어내고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 광양제철소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 임직원들로 구성된 ‘도배봉사단’이 최근 광양지역 홀몸노인 가정의 낡은 벽지를 걷어내고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 광양제철소 제공

생계밀착형 봉사활동 펼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포스코 광양제철소(소장 안동일)는 도내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농기계수리’와 ‘도배’, ‘학습지도’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전문봉사단을 발족해 주변의 광양시와 순천, 여수시, 경남 하동군을 찾아 지원하고 있다. 이들 봉사단은 사전에 전문교육을 별도로 받았으며, 지원에 필요한 비용 등은 ‘포스코 1% 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충당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농기계수리 봉사단’은 사내에서 철공 및 정비 역량을 갖춘 설비기술부 직원 50여명으로 꾸렸다. 이들은 주로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촌마을을 찾아 고장난 농기계의 수리와 관리를 전담하며 생계밀착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24일에는 광양시 성황동 수동마을을 찾아 농민 20여명이 가져온 경운기, 예초기, 양수기, 전기톱, 비료살포기 등 고장난 농기계를 말끔히 수리해줬다.

지난해 8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농기계 사랑나눔 수리의 날’을 정해 지금까지 10여곳을 찾아 농기계 수리와 함께 소외계층의 대문을 새로 달아주기도 했다.

안동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장이 최근 사내 농기계수리 봉사단과 광양지역 농가를 찾아 경운기 안전운행을 위해 ‘야간반사 스티커’를 부착해 주고 있다. | 광양제철소 제공

안동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장이 최근 사내 농기계수리 봉사단과 광양지역 농가를 찾아 경운기 안전운행을 위해 ‘야간반사 스티커’를 부착해 주고 있다. | 광양제철소 제공

‘도배봉사단’은 평소 도배 기능을 갖고 있는 직원과 제선부 직원 등 10여명으로 꾸려, 쉬는 날을 이용해 활동하고 있다. 2개조로 나눠 매월 광양시의 추천을 받은 소외계층 1~2가구의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해주고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22가구를 지원했다.

지난 2월 수혜를 받은 윤모 할머니(82)는 “봉사자들이 쉬는 날 쉬지 않고 찾아와 새 집처럼 꾸며줘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습지도봉사단’은 압연설비그룹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꾸린 ‘멘토링 봉사단’과 제선부 엔지니어들이 참여하는 ‘좋은 친구들 봉사단’ 등으로 나눠져 있다. 멘토링 봉사단은 광양지역 맞벌이, 조손, 한부모 가정 등을 찾아 자녀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도와 멘토링’을 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좋은 친구들 봉사단도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보습학원에 다닐 형편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시켜 주며 함께하고 있다. 이들 3개 전문봉사단 외에도 지난 2003년 생산기술부 직원 330명과 가족 등이 참여해 꾸린 ‘프렌즈 봉사단’은 다문화가정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달에는 광양의 다문화가정 2곳의 친정부모 4명을 초청해 공장 견학과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밖에 10여년 전 문을 연 광양시 태인·광영동 ‘포스코 나눔의 집’에서는 현재까지 노인과 장애우 등 연인원 65만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으며, 지난 2008년부터 매월 세 번째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 준공해 현재는 연간 2100만톤가량의 각종 철강제품을 생산하며, 단위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삼성SDI 전남 여수사업장 최진환 공장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월 시청에서 주철현 여수 시장(왼쪽서 두 번째) 등과 올해 추진할 ‘사랑의 의치사업’ 추진협약을 맺고 있다. | 삼성 SDI 여수사업장 제공

삼성SDI 전남 여수사업장 최진환 공장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월 시청에서 주철현 여수 시장(왼쪽서 두 번째) 등과 올해 추진할 ‘사랑의 의치사업’ 추진협약을 맺고 있다. | 삼성 SDI 여수사업장 제공

삼성SDI와 함께하는 사랑의 의치사업
삼성SDI(주) 여수사업장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개년 일정으로 여수지역 소외계층 주민들의 ‘의치(틀니)’를 지원하고 있다. 2013년 12월 삼성그룹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1억6000만원의 사회공헌기금이 재원이다.

첫해인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5600만원을 들여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여수지역 주민 23명에게 의치를 지원했다. 삼성SDI가 추진하는 사랑의 의치지원사업은 시 보건소로부터 무료 의치지원을 받지 못하는 25~62세까지의 차상위 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원을 받은 김모씨(61·여수시 미평동)는 “의치 치료지원 대상이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삼성SDI의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올해는 오는 29일까지 신청자를 접수받아 다음 달 여수시청에서 대상자 20여명을 공정하게 선정해 지원하고, 내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사업은 여수시와 협약을 통해 시행키로 하고, 지난 1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SDI 여수사업장 측은 “여수 주민을 대상으로 펼치는 의치지원은 해당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내년 말 사랑의 의치사업을 마무리한 뒤 수혜 대상자를 모두 초청해 공장 견학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할 예정이다.

삼성SDI 여수사업장(옛 제일모직 여수공장)은 1989년 준공해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스타이렌(PS) 등을 생산해오다 1992년에 첨단 건축자재인 ‘인조대리석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케미칼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 여수산단 여천NCC가 지난해 가을 무료 관절수술을 지원한 노인들을 회사로 초청, 나들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여천 NOC 제공

전남 여수산단 여천NCC가 지난해 가을 무료 관절수술을 지원한 노인들을 회사로 초청, 나들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여천 NOC 제공

관절사랑 운동 펼치는 여천NCC
여천NCC(공동대표이사 최금암·박종국)는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에서 가장 먼저 여수지역 소외계층 노인들의 행복감을 높여주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한 기업이다. 소외계층 노인들의 퇴행한 관절에 ‘인공관절’을 무료시술해 주는 ‘관절사랑 운동’을 펼친 게 지난 2009년부터다.

지난해 모두 45명을 신청받아 심사를 거쳐 19명에 대해 4000여만원을 들여 무료 인공관절 시술을 해주는 등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113명을 지원했다. 시술을 위해 국내에서 관절의술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여수 애양병원과 협약을 맺었다. 올해도 오는 31일까지 일정으로 신청을 받아 수혜 대상자 20명가량을 선정, 연내에 수술해 줄 예정이다.

여천NCC의 관절사랑 운동은 해당 노인들의 수술 후 관리까지 해주면서 수혜 노인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주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받은 김모씨(72)는 “평소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는데, 이제는 마음 놓고 가고 싶은 곳을 걸어서 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후 관리를 위해 가을이면 해당 노인들의 공장 견학, 주변 관광지 구경, 운동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에게 ‘건강한 행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천NCC의 관절사랑 운동은 사회공헌활동의 참신성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대림산업과 한화케미칼 간의 각사 NCC 분야를 통합해 출범한 여천NCC는 국내 나프타 생산 대표기업으로 21세기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는 나프타와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자일렌, 스티렌모노머, 부타디엔 등 각종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여수 | 나영석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 ys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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