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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이병기·유승민 ‘같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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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회창 캠프서도 비서실장·정치특보·여의도연구소장으로 ‘한솥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으로 이병기 국정원장이 임명되면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캠프가 화제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의 지도부인 김무성 대표·유승민 원내대표와 이병기 비서실장의 인연이 2002년 대선 캠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병기 실장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정치특보로 활동했다. 김무성 대표는 2002년 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 이회창 후보의 비서실장이었고, 본격적인 대선국면에서는 미디어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당시 여의도연구소장으로 활약했다. 이들 세 인사가 이회창 후보의 참모로 각 분야에 책임자 역할을 맡았던 만큼 2002년 대선 캠프 회의에서 자주 머리를 맞댔다고 볼 수 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3월 2일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3월 2일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무성 대표는 3월 2일 취임 인사차 찾아온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흔히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장고 끝에 홈런 쳐서 마음이 푸근하다”고 이 실장을 치켜올렸다. 이어 김 대표는 “이병기 실장은 저하고 유승민 대표하고 오랜 인연이 있고, 같이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 때부터 식구로 일했다”며 2002년 시절의 인연을 언급했다.

세 인사는 2007년 박근혜 캠프에서도 함께 활동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원내대표·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도원결의했던 심정으로 박근혜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것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2002년 시절의 인연을 언급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회창 총재가 한나라당을 이끌던 시절에 처음 뵙고 그 이후 정치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동료의식이 강한 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7·9층 포진
당·청의 중심축이 된 이들 세 인사가 2002년 당시 주로 활동했던 무대는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의 7층과 9층이었다. 7층에는 이회창 후보실과 비서실이 있었고, 9층에는 여의도연구소와 특보실·보좌역실이 있었다. 이들 세 인사 외에도 당시 9층 보좌역실에 있었던 조해진 보좌역 역시 새누리당 원내수석 부대표(재선 의원)로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당사 7층과 9층에 있던 정치인들은 현재 새누리당의 중진이 됐다. 김정훈 법률특보는 3선 의원으로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회창 후보의 연설을 담당하던 권영진 당시 보좌역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대구시장에 당선됐다. 2002년 특보로 정치에 입문한 나경원 의원은 3선 의원으로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지금 당·정·청에서 활약하는 2002년 대선 캠프의 인사들에게 2002년은 기억하기 싫은 해다. 1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압도하다 막판에 역전당했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후 한나라당은 ‘차떼기 선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천막당사로 이전했다. 대선 이후 재정난을 겪던 한나라당은 이 여의도 당사를 결국 팔았다.

이병기 실장으로서도 2002년은 기억하기 싫은 해일지도 모른다. ‘차떼기’에 연루된 이 실장은 지난해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사과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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