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우승컵 들어올린 ‘한국여인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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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들은 LPGA 투어에서 역대 최다 타이인 10승을 합작했다. 또 일본도 한국 천하였다. JLPGA 투어에서도 한국 여자선수들은 릴레이 승전보를 올리며 14승을 거뒀다.

2014년 세계 여자골프는 한국 선수들이 호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끊임없이 우승 소식을 전해 왔다.

태극낭자들은 미국에서 역대 최다 타이인 10승을 합작했다. 한국계까지 포함하면 무려 16승을 올렸다. 1개 대회를 남겨둔 일본에서는 14승을 기록하면서 한국 여자골프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출발이 좋지 못했다. 시즌 초반 스테이시 루이스, 폴라 크리머, 제시카 코다, 렉시 톰슨 등 미국 선수들의 기세에 눌렸다. 코스 전장을 늘린 것이 한국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은 장타자에게 유리한 LPGA 투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후반기에 7승을 쓸어 담았다.

‘골프 여제’ 박인비(왼쪽에서 두 번째)가 8월 18일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 골프클럽에서 LPG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 AP연합뉴스

‘골프 여제’ 박인비(왼쪽에서 두 번째)가 8월 18일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 골프클럽에서 LPGA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 AP연합뉴스

한국계 선수까지 포함하면 30승
그 중심에는 ‘골프 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있었다. 작년 메이저 3연속 우승을 포함해 6승이나 거뒀던 박인비는 시즌 초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진 못했다. 2013시즌에 비하면 잠잠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선수 최다인 3승을 수확했다. 특히 박인비는 루이스를 따돌리고 이번 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무리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게 지켜냈다.
박인비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양적으로도 성장했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루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은 2승을 올리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2012년 이후 2년 만에 우승 소식을 전했고, 허미정(25)은 5년 만에 또다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이미향(21·볼빅)도 LPGA 투어 2년 만에 챔피언이 되면서 한국 여자골프의 힘을 보여줬다.

열아홉 살 동갑내기 김효주(롯데)와 백규정(CJ오쇼핑)의 활약도 빼놓을 수가 없다. 둘은 LPGA 투어 비회원 신분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부모님이 한국인인 한국계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캘러웨이)가 3승, 재미동포 미셸 위(25·나이키골프)와 크리스티나 김(30)은 각각 2승, 1승을 올렸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2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프로에 데뷔한 해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 대회 우승상금 50만 달러와 1년 내내 치러진 시즌 결과를 포인트로 합산한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우승 보너스 100만 달러를 더해 150만 달러(16억7000만원)를 한꺼번에 받았다.

LPGA 새내기 리디아 고는 올해 3승으로 투어 사상 최연소 신인왕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24개 우승컵 들어올린 ‘한국여인 천하’

내년에는 국내 거물 루키들까지 가세
시즌 상금 208만 달러로 루이스(253만 달러), 박인비(222만 달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LPGA 투어에서 신인이 첫해 상금 200만 달러를 넘긴 것은 리디아 고가 처음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한국 천하였다. 일본남자프로골프투어(JGTO)의 인기를 뛰어넘은 JLPGA 투어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릴레이 승전보를 배달했다.

안선주(27)는 올해도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역대 한국 선수 시즌 최다인 5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JLPGA 투어를 호령했다. 안선주는 남은 1개 대회의 성적에 관계 없이 시즌 상금 1억5256만 엔(약 14억4000만원)을 쌓아 상금왕을 차지했다.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상금왕 타이틀이다. 안선주는 올해 상금왕은 물론 다승왕, 올해의 선수상, 최소타상을 확정했다. 안선주는 2010년과 2011년 4승, 2012년 3승, 2013년 2승을 거둬 총 18승을 기록 중이다.

미국 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신지애(26)도 변함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시즌 4승으로 상금랭킹 3위(1억43만 엔)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일본 무대에서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이보미(26·코카콜라재팬)도 아버지 이석주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 속에서도 3승, 상금랭킹 2위(1억1858만 엔)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여기에 일본 진출 8년 만에 첫 승을 거둔 이에스더(28)와 올해 JLPGA 투어에 데뷔한 정연주(22·CJ오쇼핑)도 1승씩을 보탰다.

올해 미국과 일본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켜낸 태극낭자들은 2015년에도 코리안 파워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LPGA 투어에서는 ‘두 거물 루키’가 등장한다. 올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국내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선 백규정이 LPGA 투어에 정식 멤버로 데뷔한다. 김효주와 백규정은 2015시즌 미국 무대에서 신인왕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씩을 거둔 장타자 장하나(22·BC카드)와 김세영(21·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국 진출을 노린다. 두 선수는 LPGA 투어 Q(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 입성에 도전한다.

내년 일본 투어에서는 베테랑들의 활약이 점쳐진다. 안선주와 이보미, 신지애가 건재한 가운데 김하늘(26·BC카드), 정재은(25) 등이 일본 무대를 노크한다. KL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김하늘은 일본에서도 매서운 샷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우래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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