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안성맞춤 우체국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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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은 ‘풋추석’이다. 1976년 추석이 9월 8일이었다고 하니 38년 만에 가장 이른, 과일이 익기도 전에 쇠는 ‘늦여름 추석’이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 있었다. 보름달, 고향, 동구밖, 어머니, 송편, 귀성길 같은 말들. 그러나 언제부턴가 그 차지고 넉넉하던 말들은 빛바래고, 말끔하게 가을걷이를 끝낸 뒤 논길 거닐던 어른들 하나둘 떠난 고향은 자꾸만 작아진다.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에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어 웃고/ 달님도 소리 내어 깔깔’거리는, 미당이 그린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의 그 정겹던 풍경 갈수록 희미하다.

우체국쇼핑에서 추석선물로 판매되는 농수축산물을 홍보도우미들이 소개하고 있다. | 김정근기자

우체국쇼핑에서 추석선물로 판매되는 농수축산물을 홍보도우미들이 소개하고 있다. | 김정근기자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고향의 보름달이 야위어가도 추석 분위기를 살려주는 미풍양속이 있다. 선물! 고마움에 대한 보답, 정이 듬뿍 담긴 선물, 받아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주고서도 기쁜 추석선물 말이다. 물론 모든 선물이 정으로만 오가는 건 아니다. 크기와 내용물이 중요하고 주고받는 이의 사회적 직위나 체면과 관계된 인사치레용 선물이 훨씬 많다. 그렇기는 해도 고금동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선물 앞에 약해지는 건 인지상정인가보다. 만승천자(萬乘天子), 아쉬울 거 하나 없던 당태종도 “갖고 오는 신하는 예쁘고, 달라고 하는 신하는 밉더라”고 했다지 않은가. 이맘때쯤이면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듣는 말이 있다. ‘형편도 어려운데 뭘 이런 걸….’ 이건 보내준 이의 정성이 고맙고, 혹시 부담을 준 건 아닐까 하는 미안함에서 해보는 밉지 않은 빈말이다,

아무리 주는 즐거움이 큰 명절선물이라고 해도 무엇을 보낼지 선택할 땐 늘 고민이 된다. 일가붙이 등에게 직접 찾아 전하는 선물은 좀 덜한 편이지만 그냥 선물만 보내야 하는 경우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좀 더 오래 기억되고 정성이 담긴 것으로 준비하고 싶은 게 모두의 바람일 터, 이왕이면 우리 땅과 바다에서 나고, 우리 햇빛과 바람을 맞고, 우리 어버이들의 땀을 먹고 자란 것들이 물목의 윗자리를 차지하면 좋겠다.

각 지역의 대표 특산품을 직거래로 연결하는 안성맞춤의 장터가 열렸다. 우정사업본부가 9월 30일까지 여는 ‘우체국쇼핑 추석 할인 대잔치’다. “아삭아삭 물 많은 나주 배와 사각사각 달콤한 청송 사과, 삼백의 고장 장주 곶감과 곶감의 참맛 영동 곶감, 짭쪼롬한 안동 간고등어와 깨끗한 바다 여수·제주 냉동고등어, 국내 최대 생산지 보성 녹차와 야생녹차의 순수함 하동 녹차, 서울·이천 신선한 한우와 청정지역 횡성·홍천 한우, 깔끔한 맛 깊은 풍미 안동 소주와 미·색·향의 진도 홍주….” 지방마다 자존심을 걸고 내놓은 특산물들이다. 어떤 걸 선물해도 받는 이들 흐뭇하겠다. 5600여종의 팔도특산물품을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전국 3600여 우체국, 우체국 쇼핑몰(mall.post.kr), 모바일 우체국 쇼핑, 우편고객만족센터(1588-1300)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우본은 또 선물이 집중적으로 오가는 8월 22일부터 9월 6일까지 16일간을 ‘추석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이 기간 중 소포우편물은 평소보다 2.5배 이상(하루 평균 130만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서 휴무일인 토요일(8월 22일, 30일, 9월 6일)에도 배달서비스를 한다.

올 추석엔 정과 선물이 위에서 아래로 아래로 흘렀으면 좋겠다. 그래서, 집집마다 노릇노릇 전이 익고, 코끝에 생선 굽는 냄새 살랑거리는 한가위, ‘헤어져 그리운 얼굴들 곁으로 가을처럼 곱게 다가서는’ 한가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이었으면 좋겠다.

<장정현 편집위원 jsal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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