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나는 하늘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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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채 나무열매를 맛있게 먹고 있다.

하늘다람쥐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채 나무열매를 맛있게 먹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328호로 지정된 희귀종인 하늘다람쥐가 충북 충주시 엄정면 한 야산에서 서식하는 것이 목격됐다. 큰 눈의 소유자인 하늘다람쥐는 나무를 타고 다니며 활동을 한다. 새처럼 날개가 없어도 멀게는 30여m를 날아서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35cm 정도의 몸으로 나무 사이를 자유롭게 활공한다. 카메라로 포착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녀석이 날아갈 때에는 은색 잔털이 나 있는 배의 피막을 마치 보자기를 펼치듯이 펼치고 날아가 다른 나무에 달라붙는다. 긴 털이 복슬복슬한 꼬리는 방향을 전환하는 키 역할을 하는 듯했다.

한낮의 숲속이 고요해지자, 은둔처에 있던 하늘다람쥐가 나와 활동을 한다.

한낮의 숲속이 고요해지자, 은둔처에 있던 하늘다람쥐가 나와 활동을 한다.

주로 침엽수 숲에서 서식하는 하늘다람쥐는 딱따구리가 파놓은 은사시나무 구멍을 보금자리로 삼는다. 특히 은사시나무가 여러 그루 있는 곳을 좋아한다. 다른 나무보다 부드러운 은사시나무는 구멍파기에 힘이 들지 않아 딱따구리들이 곳곳에 구멍을 파놓았기 때문이다. 이 구멍들이 하늘다람쥐의 대피소가 된다. 맹금류 같은 천적이 출몰하면 가까운 구멍 속으로 신속히 피한다.

나무 구멍 속에 있던 하늘다람쥐가 큰 눈방울을 내밀어 주변을 살피고 있다.

나무 구멍 속에 있던 하늘다람쥐가 큰 눈방울을 내밀어 주변을 살피고 있다.

녀석은 둥지 속에 있다가도 밖에서 소리가 나면 호기심이 발동해 머리를 살며시 내밀고 주변을 살피고 들어간다. 하늘다람쥐는 식물성 취식종으로서 나뭇잎이나 껍질, 열매와 버섯 등으로 초식을 한다. 1년에 두 번 번식을 한다. 한 번에 두 마리에서 많게는 여섯 마리까지도 번식하지만 보통 세 마리를 낳는다. 새끼들은 어미들 곁에서 60여일을 지내다 독립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흥<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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