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를 택한 ‘신성’ 야누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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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붙을 벨기에 대표팀에는 경계해야 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파워풀한 루카쿠와 기술과 드리블이 좋은 에당 아자르, 미랄라스, 마루앙 펠라이니까지 그야말로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이런 벨기에가 또 하나의 히든 카드를 추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성인 아드낭 야누자이(19)다.

야누자이는 1995년 2월 5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코소보-알바니아계의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혈연 관계와 거주지의 복합성 때문에 야누자이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대표팀의 선택지는 다양했다. 부모의 출신지인 코소보나 알바니아를 선택할 수도 있었고 조부모의 출신지인 터키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코소보가 2008년 독립하기 이전 세르비아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세르비아 대표팀을 선택해도 되는 상황이었다. 영국에서 5년 이상 생활하면 영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어 잉글랜드축구협회도 야누자이의 영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야누자이의 최종 선택은 그가 태어난 벨기에였다. 빌모츠 감독은 일단 30명의 예비 엔트리에 야누자이를 포함시킨 후 5월 13일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 야누자이를 브라질에 데려갈 가능성이 크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3년 10월 브라질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3년 10월 브라질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주민 출신, 다섯 나라 국적 취득 가능
야누자이는 2011년 벨기에 명문 RSC 안더레흐트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57만5000 유로(약 8억2000만원)였다. 맨유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2013년 10월 5일 선더랜드전이 그의 잠재력을 입증시킨 경기였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9분과 15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2-1 역전승을 이끌었고, 그는 단숨에 주목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19살에 불과한 야누자이의 최대 장점은 탁월한 축구 센스에 있다. 드리블 돌파 능력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다. 단순히 개인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드리블할 때와 패스할 때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높은 축구 지능을 지녔다. 볼이 없는 상황에서도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성실하면서도 영리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체격이 성숙하지 않아 힘이 약하긴 하지만 호날두나 긱스처럼 빠른 스피드를 지녔다는 점도 야누자이의 미래를 밝게 한다. 리저브 팀에서 보여주었듯이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은 섀도 스트라이커이지만 윙어로 플레이할 때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자리든 좋은 역할을 보여준다.

국가대표팀 소속을 벨기에로 정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9살 신성 야누자이. / 맨유 홈페이지

국가대표팀 소속을 벨기에로 정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9살 신성 야누자이. / 맨유 홈페이지

비록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늘 상대를 허물고 들어가는 돌파와 더불어 킬 패스와 좋은 슈팅력까지 보유한 야누자이는 신성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움직임과 패스 타이밍을 비롯한 팀플레이 능력을 배양시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호날두처럼 탄탄한 피지컬을 갖춘다면 제2의 호날두, 또는 제2의 긱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14 시즌 들어 총 32경기에 출장해 4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출전 경기당 58.7분을 뛰고 있으며,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48에 이를 정도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야누자이가 벨기에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H조에 함께 속한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 대표팀에 또 하나의 숙제가 생긴 셈이다.

<전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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