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주국, 브라질선 체면 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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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잉글랜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거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그 이후의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990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8강 7회, 16강 2회에 그치면서 축구종가로서의 자존심을 좀처럼 세우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유로 2012 준결승까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총 7번의 승부차기 끝에 6차례나 패배를 당하며 승부차기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EPL)를 자국 리그로 보유하고 있지만 잉글랜드가 유달리 국제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잉글랜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국내 무대에서만 주로 머무른다는 점이다.
 
EPL이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리그로 자리를 잡으면서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새로운 일자리와 도전을 찾아 해외 무대로 나가지 않았고, 그에 따라 발전이 정체되는 현상을 보인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2년 6월 24일 유로 2012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2년 6월 24일 유로 2012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세계의 유명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데 급급한 대신 클럽 내부에서 선수를 육성하는 데는 소홀했고, 결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약화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자국선수 해외진출 적어 전술발전 정체
또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이 거의 없다 보니 잉글랜드 스타일의 축구를 고집하고 있고 전술적인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잉글랜드의 전통적인 축구 스타일은 수비에서부터 공격까지 빠르게 볼을 전달하고 킥앤드러시로 대변되는 호쾌한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에, 현대 축구는 짧고 빠른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고 역습 시에도 롱킥보다 강한 그라운드 패스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스타일로 발전하고 있다. 

잉글랜드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현대 축구의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고 선이 굵은 축구를 고집해온 까닭에 점유율이 높고 조직적인 밸런스를 갖춘 팀들에게 속수무책으로 패하는 결과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시즌 내내 경기 숫자가 너무 많아 시즌을 끝내고 맞이하는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경기력을 향상시킬 여러 가지 비책을 고려하고 있다. 승부차기에 약하고 조직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변화를 주고자 스포츠 심리학자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주고 팀의 융화를 가져올 전문가를 팀의 일원으로 고용하여 도움을 줄 생각이며 또한, 승부차기를 훈련할 때 골키퍼 없이 훈련하여 자신감을 높이겠다는 접근법도 제시했다.

호지슨 감독은 3월 5일 덴마크와의 평가전에 루크 쇼(사우스햄튼), 로스 바클리(에버튼),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아스날), 라힘 스털링(리버풀)과 같이 나이는 어리지만 미래지향적인 경기력을 선보일 선수들을 대거 소집해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프랭크 램파드(첼시)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가 공존하는 데 실패했던 미드필더진에도 어떠한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도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 그렉 다이크는 리그 내 잉글랜드 선수들의 입지가 하락하는 문제가 대표팀 경기력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외국인 선수 제한 조항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팀별 등록 선수를 25명으로 제한하고 최저 8명은 연고지 육성 선수들로 채울 것을 규정하였다.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이탈리아와 함께 D조에 속한 잉글랜드 대표팀의 성적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이러한 행보는 더욱 큰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전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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