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SNS의 미래

페이스북 폭발적 성장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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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연혁 따르면 월 12억 3000만명 활동…

한국에선 밴드·카톡 등과 경쟁 중

2004년 2월 마크 저커버그,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 크리스 휴즈, 왈도 세브린과 함께 하버드에서 페이스북 출시, 2004년 12월 사용자 100만명 돌파, 2005년 10월 미국 외 국가의 학교에서도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 적용/페이스북에 사진 기능 도입, 2006년 4월 모바일 페이스북 출시, 2006년 9월 뉴스피드(News Feed) 도입….

지난 2월 4일 페이스북 10주년을 맞이하여 페이스북 측에서 배포한 페이스북의 연혁이다. 10주년 연혁은 페이스북 타임라인 형식의 인포그래픽으로 제시됐다. 페이스북 측은 ‘10개의 발자취’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수치들을 제시했다. 

2012년 초부터 지금까지 발송된 페이스북 메시지는 7조8000억건이며,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월 활동 사용자는 12억3000만명이다. 지난해 12월 1개월 동안 페이스북 사용자는 하루 평균 60억회 이상의 ‘좋아요’를 클릭했다는 등.

수치상으로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파죽지세(破竹之勢)였다. 지난 10년이 그랬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어떨까.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까.

지난 2004년 2월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페이스북.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도 성장은 지속될 것인가. 페이스북 서비스를 만들어낸 마크 저커버그 대표. / 연합 AP자료

지난 2004년 2월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페이스북.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도 성장은 지속될 것인가. 페이스북 서비스를 만들어낸 마크 저커버그 대표. / 연합 AP자료

2월 1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A4용지 한 장짜리 설명자료를 냈다. “…2월 7일 낸 보고서에서 언급한 (페이스북의) 이용자 감소는 ‘이용 정도 감소’를 의미하며 ‘가입자(계정) 수’가 아님을 밝힙니다. 끝.” 뭔가 부족한 설명이다. 페이스북 측의 설명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역이나 국가별로 가입자 수 통계를 밝힌 적이 없다. 글로벌 통계만 제시한다.

페이스북이 IR자료 등을 통해서 공개하는 통계에서 이용 정도에 해당하는 것은 월활동사용자(MAU·Monthly Active Users) 통계와 일활동사용자(DAU) 숫자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은 한국의 MAU와 DAU를 최초로 공개했다. 
2013년 6월까지의 통계다. 

페이스북이 밝힌 수치는 각 1100만명과 680만명. 페이스북 측은 “지난 2012년 9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의 방한 당시 밝힌 MAU 숫자보다 약 100만명이 늘어난 수치”라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이용 정도 감소’ 주장을 부인했다.

기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통해 2013년 12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페이스북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수치보다 6개월 이후의 수치다. 데이터에 따르면 MAU는 1300만명이었고, DAU는 840만명이었다. 공개된 데이터만 놓고 보면 페이스북 이용자는 늘어났다. 특히 일일 사용자가 늘어나는 정도로 보면 페이스북 사용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빈번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제공한 측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받아본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페이스북의 폭발적 성장 시기가 있었다. 2012년이다. 연초 400만명을 기록하던 사용자가 연말에 이르자 1000만명에 육박했다. 여전히 성장은 이뤄진다고 할 수 있지만 그 후 성장세는 둔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0년 수치상으로는 파죽지세
앞서 페이스북이 제시한 ‘지난 10년의 발자취’와 한국의 상황은 판이하게 달랐다. 대학 이메일을 통해 가입을 받았던 페이스북 초기 정책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바뀐 2006년 9월 이후에도 한동안 한국 페이스북 사용자는 없었다. 그 후 2~3년 동안에도 일부 IT전문가가 시험적으로 가입하긴 했지만 사실상 활동은 전무했다.

모바일 인터넷이 지체되던 한국에서 페이스북은 뒤늦게 ‘발견’되었다. SNS의 대표주자는 최근까지 트위터였다. 미국에서 페이스북이 먼저 서비스되고, 트위터가 보다 늦게 서비스를 시작(2008년)했지만 한국에서는 인터넷 공론장으로서 트위터가 먼저 주목을 받았다.

SNS의 상황은 현재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월 4일 페이스북의 10주년을 맞이하여 외국 언론들은 페이스북 제국의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온 새로운 강자, 스냅챗을 주목했다. 

일명 유령채팅으로도 불리는 스냅챗의 특징은 주고받은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는 것이다. 지난해 북미지역에서는 스냅챗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특히 10대들이 페이스북에서 스냅챗으로 이동한 것이 감지되었다.

외국의 IT분석가들은 “그들의 부모가 페이스북에 들어와 친구 신청을 하게 되면서 10대들이 자신들만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도피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의 경우 기존 통신사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무력화하면서 카카오톡이 모바일인터넷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토종 SNS가 살아남는 데 성공한 가운데, 트위터와 같은 공개 플랫폼에서 휴대폰 번호에 기반한 폐쇄형 SNS인 밴드와 같은 서비스로 급격한 사용자 이동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2월 7일 발표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흐름과 다른 한국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조성은 미래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SNS 문화는 사용자들이 네트워크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도록 확대돼가는 것을 불편해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SNS 사용행태에서 나타나는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처음 박사논문을 썼을 때는 페이스북은 그렇게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경향 때문에 한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의외로 페이스북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서 당황했다.”

조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사회문화적 상황을 깨닫기 전에 2010년 트위터로 대표되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호기심이 압도하며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했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지금은 다시 움츠러드는 단계다. “처음에는 그냥 건너 아는 사람과 친구 맺는 것이 신기했고, 연락 안 되던 친구가 연결되는 것이 반가웠지만, 지금은 다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세대별 SNS 이용 관심 달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는 말하자면 조 위원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포커스 그룹인터뷰를 통해 도출된 SNS를 이용하는 세대별 관심은 서로 달랐다. 10대와 20대는 또래와 소통이나 관계 확대가 주목적이라면, 30대 이상은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고 정보를 얻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궁금한 것은 이것이 세대에 일반적인 특성인지 아니면 흔히 코호트 효과라고 말해지는, 특정 세대의 경험과 행태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라는 문제다. 예를 들어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SNS에 처음으로 뛰어든 40대가 그들이 50대와 60대가 되더라도 이용하는 행태는 지속되는 것일까. “그것은 후속 연구를 통해 밝혀야 하는 부분이다.” 조 연구위원의 말이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1:1 커뮤니케이션을 특징으로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1:N 즉 브로드캐스팅과 유사한 성격의 트위터의 양 끝 사이에 페이스북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SNS의 등장이 종전의 커뮤니케이션 양태를 바꾼 것은 사실이다. 관련 학계에서는 유명한 개념이 있다. 던바의 수(Dunbar’s Number)라는 개념이다.

개인이 안정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숫자는 100명에서 230명 사이이며, 통상적으로 150명 내외가 최대치라는 개념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과 친교를 맺었다고 하더라도 결국 150명 내외의 사람들과만 교류한다는 가설이다. 

그런데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등장으로 달라졌다. 확실히 온라인 상에서 ‘약한 연결’을 맺고 있는 숫자는 ‘던바의 수’를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은 지난 2013~2014년을 경과하면서 확연히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폐쇄형 SNS의 성장이다. 밴드나 카카오톡 그룹과 같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외부와는 단절되어 있는 특정 인맥을 기반으로 하는 SNS의 성장이다.

이미 2012년 대선을 전후로 하여 이런 흐름은 나타났다. 외부에서는 포착하기 힘든, 50~60대들의 카카오톡을 통한 정보 공유와 선거 참여 독려가 박근혜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결국은 폐쇄형 SNS의 성장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SNS 공론장을 대체하게 되는 걸까.

한국 상황만 놓고 보면 국정원 댓글사건 등을 거치면서 트위터에 대한 피로도나 불신은 확실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밴드·카톡이 트위터·페이스북 대체?
1월 30일 페이스북은 북미지역에서 페이퍼라는 모바일 서비스를 론칭했다. 현재까지 이 서비스는 아이폰 ios전용서비스다. 모바일에서 페이스북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론칭한 지역기반 검색 서비스인 그래이프 서치도 마찬가지다.

임윤배 시스템플러그닷컴 대표는 “한국 시장은 작다. 어쩌면 페이스북 측이 오히려 더 큰 시장으로 의식하는 것은 일본 쪽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강정수 연구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소통은 나의 삶이 드러나도 그럭저럭 괜찮은 부분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며 “그러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폐쇄적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떨 때는 카카오톡으로, 다른 때는 페이스북으로 소통하는 모습이 병존하는 양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간경향>이 접촉한 IT전문가들 대부분의 반응은 지난 10년간 급속히 성장해 왔고, 특히 최근 2~3년간 한국에서 성장한 페이스북이 트위터처럼 급격하게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임윤배씨는 “구글이 유뷰트를 인수한 뒤 콘텐츠와 검색 품질을 높였던 것과 같은 모습을 이를 테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페이스북이 현재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용자들의 요구를 담아내는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몰락할 수 있지만, 성패가 갈리는 모바일에서 플랫폼을 잡는 데 성공한다면 제국의 위상은 여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 10주년 타임라인-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2월 4일 페이스북 측이 정리해 배포한 페이스북 연혁 인포그래픽. /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 10주년 타임라인-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2월 4일 페이스북 측이 정리해 배포한 페이스북 연혁 인포그래픽. / 페이스북 제공

[특집| SNS의 미래]페이스북 폭발적 성장 계속될까

페이스북에는 왜 ‘좋아요’만 있을까

“페이스북은 끊임없이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 자기 정보를 내놓기를 요구한다.” 페이스북 분석서 <페이스북의 비밀>을 펴낸 진범신 네오리더 대표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의 요구와 달리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이 없는 이유다. 긍정적인 피드백,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고 싶은 것을 끊임없이 내놓게 유도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사실 페이스북의 페이지 구성을 보면 의문을 가질 만한 제한이 많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미지 파일포맷 중 애니메이션 GIF는 사용할 수 없다. 하이퍼링크도 제한적이다. 첨부한 사진의 위치조정도 불가능하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시스템플러그닷컴의 임윤배씨는 “자유도가 높게 설계되면 역설적으로 DB 변경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콘텐츠를 다른 포맷으로 변경할 때 데이터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니홈피’라는 포맷과 ‘도토리’라는 수익구조를 가졌던 싸이월드가 변화된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한 이유다.
 
페이스북의 경우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게시물도 친구를 맺은 모든 사람이 올리는 소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페이스북 측에 의해 주어진 알고리즘에 따라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순서 등이 결정된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이 변경될 때마다 블로그 등을 통해 변경사실을 공지한다. 페이스북 측이 주장하는 변경의 목적은 “보다 많은 사용자들과 교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에게 지난 5년을 돌아보는(lookback)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했다. 가입한 날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사진, 주요 순간 등을 사진 스트림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정보에 알고리즘을 적용해 추출해낸 결과물이다. 현재의 페이스북 서비스에는 사용자가 자신의 활동로그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이나 댓글을 추출해 볼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앞의 영상처럼 추출되어 활용된다면? 확실한 것은 페이스북의 서버에는 사람들이 페이스북 상에 드러낸 정교한 취향에 대한 정보가 쌓여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박준완 GS칼텍스 뉴미디어팀장은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광고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기존 미디어 광고보다 확실히 저렴하면서도 성과 측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이 현재 쌓아놓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외 프로축구 팬’ 정도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느 팀의 어떤 선수에 대한 선호까지 정밀하게 파악해낼 수 있기 때문에 광고가 정확하게 타기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타기팅이 SNS 사용자가 내놓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자신이 내놓은 정보에 대한 통제권에 있어서 사용자는 비대칭적인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라이버시 이슈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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