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발롱도르, 팀성적보다는 개인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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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FIFA 발롱도르의 수상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1월 14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호날두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프랭크 리베리를 제치고 5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184개국 대표팀의 감독과 주장, 그리고 기자단 173명의 투표를 통해 호날두는 1365점(27.99%), 메시는 1205점(24.72%), 리베리는 1127점(23.36%)을 획득했다. 1위 호날두와 3위 리베리의 차이는 4.63% 정도로 접전 양상을 보여주었다. 세 선수의 점수는 투표자별로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주장 투표 점수는 각각 510-438-289였고, 감독 투표 점수는 456-402-314였지만, 기자단 투표 점수는 399-365-524로 나타났다.

주장과 감독들의 투표와 달리 기자단 투표에서는 리베리가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었다. 이는 개인 기록이 앞선 호날두나 메시와 달리 리베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5관왕으로 이끈 점을 기자들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리베리와 같은 프랑스 출신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시상 결과에 매우 실망을 표하면서 “현재의 발롱도르는 유명세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 문제가 있다. 앞으로도 호날두와 메시가 계속 수상할 것”이라며 호날두의 높은 인기 때문에 리베리가 투표에서 불리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투표 양상이 갈린 이유는 근본적으로 발롱도르의 본질에서 비롯한다. 발롱도르를 처음부터 FIFA에서 주관한 것은 아니었다. 1956년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가 올해의 유럽 선수상으로 수상을 시작하였고, 1995년 들어서야 비유럽선수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였다. 

이 시즌에 아프리카의 축구영웅 조지 웨아가 유럽 국적 제한을 풀고 처음으로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2007년에는 후보자 선정의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2010년 FIFA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를 통합하여 FIFA 발롱도르를 신설했다.

기자단 투표서는 리베리가 1위
엄밀히 말하자면, 발롱도르는 팀에 주어지는 상이 아니고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한 리베리가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될 수도 있고, 최다득점 등의 개인 기록이 결국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바탕이므로 호날두나 메시가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는 팀 스포츠임에 분명하지만 발롱도르는 선수 개인의 능력이 얼마나 출중했는지를 보고 전문가들이 투표한 결과로 결정된다. 발롱도르는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이지, ‘최고의 팀’에서 뽑는 상은 아니다.

리베리는 5관왕을 하면서 ‘팀’에 주어지는 모든 영광을 다 누렸으나, 발롱도르를 들어올릴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하지는 못하였다. 리베리가 찬스메이킹에서 경기당 2.87개로 1.42개인 호날두를 넘어섰고, 경기를 지배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4시즌 197경기 200골이라는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주었고, 최근엔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스웨덴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헤딩 결승골을 터뜨린 후 2차전 원정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르투갈에 브라질 본선 티켓을 선사했다.

승부를 가르는 축구의 세계에서 누가 더 나은 선수인가를 결정하긴 어렵지만, 누가 더 강한 ‘임팩트’를 남겼는지를 투표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대전시티즌 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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