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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보도 계속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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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창간 21주년, 독자들의 쓴소리 단소리… “비정규직 목소리 더 많이 반영을”

<주간경향>이 창간 21주년을 맞았다. <주간경향>은 1992년 6월 <뉴스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창간했고, 2008년 <위클리 경향>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2011년 1월부터 제호를 <주간경향>으로 변경했다.

창간 21주년을 맞아 <주간경향>은 정기구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담기로 했다. <주간경향>의 연락을 받은 독자들은 하나같이 “연락이 와서 반갑다” 독자들과의 소통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라남도 완도군의 섬 고금도에 거주하는 이대남씨(42·자영업)는 4년째 <주간경향>을 구독하고 있다. 이씨는 “가끔이나마 이렇게 <주간경향>을 만드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창간호가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가끔 <주간경향>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경향과 내 생각이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이곳 완도에는 경향신문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주간경향>이 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011년 설 연휴 기간 중 언론·시민단체 회원들이 비정규직, 종편, 한·미 FTA 문제 등을 다룬 주간경향 특별판을 배포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2011년 설 연휴 기간 중 언론·시민단체 회원들이 비정규직, 종편, 한·미 FTA 문제 등을 다룬 주간경향 특별판을 배포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독자들은 <주간경향>을 선택한 이유로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공정성’을 꼽았다.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사는 박종수씨(60·철강업)는 최근 <주간경향> 구독을 1년 연장했다. 박씨는 “가장 공정보도를 하는 언론을 꼽자면 바로 경향이다.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다뤄주는 주간지가 보고 싶어서 <주간경향>을 구독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시사쟁점 공부 도움
서울 성북구에 사는 수험생 성혜련씨(26)는 “매일 신문을 읽기가 부담스러워 주간지를 구독할 생각이었다. 주변에서 다른 주간지를 추천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주간경향>이 가장 편향되지 않는 보도를 하는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고등학생 마준석군(18)은 “학생 신분에서 쉽게 특정 정치성향에 휘둘릴 수 있기에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주간지를 찾았다. 직접 여러 시사주간지의 기사를 읽어본 뒤 <주간경향>이 가장 낫다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마군은 <주간경향>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쟁점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며 그 사례로 1011호 ‘성매매특별법 세 가지 시선’을 꼽았다. 1011호는 성매매특별법 존치론자, 폐지론자, 성구매자만 처벌하는 방향으로의 개정론자의 세 가지 시각을 담았다. 성혜란씨는 “‘유인경이 만난 사람’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성씨는 “경향이기 때문에 진보인사만 나오는 인터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남경필, 최경환 등 새누리당 인사들도 출연해 여러 가지 시각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성씨는 “평소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자주 듣는데, 보통 한 사안에 대해 10분 정도 다루고 넘어간다.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을 때는 주간지를 읽는다”고 말했다.

“매호마다 독자와 소통공간 있었으면 좋겠다”
독자들은 <주간경향>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대남씨는 “구독하는 다른 시사주간지에는 지면에서 독자들과의 소통공간이 있고, 사실 나도 거기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주간경향>에서도 창간호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동자인 김종범씨(52·울산 북구)는 ‘을 중의 을’인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더 많이 다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씨가 다니는 현대자동차는 올해 2월 대법원으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장도급의 형태로 고용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와도 회사는 움직이지 않는다”며 “<주간경향> 지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메이커>(<주간경향>의 옛 이름) 창간 무렵 편집실의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뉴스메이커>(<주간경향>의 옛 이름) 창간 무렵 편집실의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박종수씨는 <주간경향>에 남한과 북한의 관계, 통일문제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달라고 말했다. 박씨는 “민족이 찢어져 있고, 그 안에서 남남갈등, 지역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남북한 모두 국민에게 쓸 돈을 국방비에 쏟아붓고 있다”며 “통일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주간경향>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인 마준석군은 <주간경향>을 통해 시사주간지의 주구독층인 40~50대에게 청소년 문제를 알릴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마군은 “작게라도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지금 청소년들의 생각과 문화, 가치관을 보여주는 코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마군은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기사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조지영씨(45·자영업)는 <주간경향>에 주간지다운 심층성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씨는 “<주간경향>의 문제제기가 날카로운 부분이 있지만 시리즈로 나오는 기사가 없어서 아쉽다”며 “최근 <주간경향>에 친노, 민주당에 대한 비판기사가 실린 것을 봤는데, 한 번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시리즈로 만들어서 여러 각도에서 자세하게 다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대남씨는 “<주간경향>의 디자인이 옛날 세로신문을 보는 느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다른 주간지들과 비교해보면 사진 배열이나 기사 배치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간경향>이 올바른 언론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종수씨는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언론에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되는 허무맹랑한 말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있는 그대로 보도하질 않는다”며 “100% 만족한다고 할 순 없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된 보도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대남씨는 “<주간경향>을 비롯한 경향신문사의 보도가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등대처럼 한 길만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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