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우표 발행 증가한 특별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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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취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지난 4월 19일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기념우표에 이어 22일 ‘정보통신의 날’ 특별우표, 25일 ‘제50회 법의 날’ 기념우표 등 새 우표가 줄줄이 선보인다. 5월 들어서는 10일 ‘숭례문 복구’ 기념우표, 13일 ‘흥사단 창립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도 예정돼 있다. 한 달 사이에 우표가 다섯 번이나 발행되는 것은 근래에 드문 일이다. 지난 4월 1일 발행된 ‘한국-페루 수교 50주년’ 기념우표와 5월 31일 발행할 예정인 ‘한국-슬로바키아 수교 20주년’ 기념우표까지 포함하면 4~5월 발행 우표만도 일곱 번이다. 최근 우표 발행 횟수가 보통 월 1~2회, 연 20회를 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우취인에게 이번 4~5월은 매우 특별하다고 할 만하다.

순천만의 진객 흑두루미떼 | 나영석 기자

순천만의 진객 흑두루미떼 | 나영석 기자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기념우표는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 일원에서 열리는 박람회를 주제로 한 것이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 가운데 하나로서, 235종의 철새와 12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정원박람회는 1862년 영국 런던 켄징턴에서 왕립원예학회(RHS) 주관으로 열린 ‘그레이트 스프링 쇼(Great Spring Show)’가 그 시초다. 1925년 프랑스 파리 ‘국제 산업장식물 미술박람회’에서 정원을 문화 이벤트의 주요 소재로 활용하면서 구체화했고, 1948년 스위스에서 화훼 생산자들이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를 결성하면서 본격화해 오늘에 이른다. 현재 AIPH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29개국 33개 협회가 가입해 있다. 순천 박람회는 AIPH가 공인한 국내 최초의 국제 규모 정원박람회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에는 83개의 정원이 소개된다. 여러 나라의 정원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세계 전통정원,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와 설치예술가가 조성한 70여개의 참여정원, 한방체험관, 어린이 놀이정원, 국제습지센터 등이다. 정원박람회는 개최 후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산업박람회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수목이 울창해지며 가치가 높아지는 친환경 박람회다. 기념우표는 순천만 풍경을 담은 1종 120만장이 발행됐다.

지난 4월 19일 발행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기념우표.

지난 4월 19일 발행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기념우표.

정보통신의 날은 1956년 12월 4일을 ‘체신의 날’로 제정한 것이 시초다. 처음에는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이 열린 1884년 12월 4일을 근거로 기념일로 삼았으나 1972년 7월부터 고종황제가 우정총국 개설 칙명을 내린 1884년 4월 22일로 바꾸었다. 체신부의 명칭이 정보통신부로 변경된 1995년부터는 기념일 이름도 ‘정보통신의 날’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렀다.

체신의 날 또는 정보통신의 날을 기념해 우표를 발행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 1956년 제1회 체신의 날 기념우표 3종이, 1959년 체신의 날에는 우정 창시 제75주년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제10회, 15회, 19회 체신의 날에도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그 뒤에는 제50회 정보통신의 날을 기념해 2005년 4월 22일 발행한 미래의 정보통신 특별우표가 유일하다. 이번 제58회 정보통신의 날에 특별우표를 발행하게 것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기반으로 창조경제라는 어젠다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별우표는 무선통신, 우편통신, 방송통신,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4종으로 구성돼 있고, 각 50만장씩 총 200만장이 발행된다.

우표는 당대의 관심사와 가치, 희망 등을 정제하고 압축해서 표현한 기록물이다. 그 시대의 기술과 미적 감각, 의식, 시대정신 등이 최소한의 공간에 융합해서 담겨 있다고 하겠다. 우표 발행이 이어지는 이번 4~5월은 우취인에게 유난히 활기찬 봄이 될 것 같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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