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요양비 걱정 덜어줄 국영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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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TV토론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크게 부각된 반면 고령화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진 느낌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른다. 2000년부터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는 2017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행되는 속도가 불과 26년으로 일본(36년)보다도 빠르고, 미국(94년)이나 프랑스(154년) 등에 비해서는 가히 광속이라고 할 만하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수발을 필요로 하는 치매·중풍 등을 앓는 노인도 그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불행하게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본인은 물론 그 가족까지 극심한 고난에 처하게 된다. 핵가족화와 맞벌이 등으로 가족이 직접 환자를 장기간 돌볼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고, 그렇다고 수발인에게 맡기자니 월 100만~25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선진 각국에서 장기요양 문제가 단순히 개인이나 가계의 부담이 아니라 사회적·국가적 책무로 강조되는 까닭이다. 우리나라도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노후요양비 부담을 덜어줄 우체국요양보험이 새로 나왔다. 사진은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식사를 하는 모습.

노후요양비 부담을 덜어줄 우체국요양보험이 새로 나왔다. 사진은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식사를 하는 모습.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에 이은 제5의 사회보험으로 불린다. 물론 사회보험은 모든 것을 보장할 정도로 재원이 충분하지 못하다. 민간에서 장기간병보험과 같은 보험상품이 개발돼 판매되는 이유다. 하지만 민간보험은 보험료 부담이 높고 가입 조건이 엄격하며 보상 조건도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자신과 가족의 노후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입장이라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정사업본부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보험상품을 내놓았다. 지난 12월 21일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우체국요양보험’이다. 월 2만원대 정도의 부담으로 장기요양 상태가 되었을 때 3000만원의 요양비를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가입 대상 연령은 40세부터 70세까지이며 40·50대는 1인 1구좌, 60세 이상은 0.5구좌만 가입할 수 있다. 한 번 가입하면 5년 단위로 갱신하면서 평생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5년 만기를 무탈하게 지내면 건강관리자금으로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보상구조도 명료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판정하는 장기요양 1~3등급에 해당하면 3000만원을 일시불로 받는다.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전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1등급, 상당 부분 필요한 경우가 2등급, 부분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3등급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등급은 종일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2등급은 먹고 입고 씻는 등의 일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휠체어 등을 이용해 거동이 가능한 수준이다. 3등급은 부분적인 수발과 보호를 받으면 집안일이나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우체국요양보험은 비싼 보험료 때문에 요양보험에 가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버계층이나 그 자녀를 위한 ‘국영보험’의 성격을 갖고 있다. 50세 기준 월 납입액은 남자 2만1900원, 여자 2만2200원 정도다. 저렴하고 간명하고 보상이 후한 것은 우체국보험 상품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우체국보험은 국영보험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게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의 말이다. 우체국요양보험 가입은 전국 우체국에서 할 수 있다. 궁금한 점이나 자세한 사항은 우체국 창구나 우체국금융 고객센터(1588-1900)에 문의하면 된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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