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주변 사람들이 같이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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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으로 호남에서 재선한 유성엽 의원

4·11 총선에서 재선한 무소속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이 정치권의 주목을 한몸에 받으며 상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이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손주항 의원이 9~1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34년 만이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간의 대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역구도가 고착된 1987년 이후 무소속으로 두 번 연속 당선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그의 복당을 완강히 반대했던 민주통합당도 지금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두 번이나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무산됐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선 예비주자들도 유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김두관 경남지사는 최근에 창원에서 그를 만났고,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주변 사람들로부터 “함께 하자”는 제안이 왔다.

[정치]“안철수 주변 사람들이 같이 하자고 했다”

4·11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민주당 후보에 맞서 승리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전북 정읍시장을 2002년에서 2006년까지 했다. 당시 시장으로서의 역할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18대 국회에서 비록 무소속이었지만 의정활동을 열심히 한 것으로 평가한 것 같다. 여전이 지역정치 구도의 흐름은 견고하다. 하지만 과거처럼 지역주의가 팽배하지는 않은 것 같다. 무소속으로 제가 당선됐다는 점, 새누리당 정운천·이정현 후보가 호남에서 선전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호남에서 비록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어도 능력만 있으면 상당한 득표율을 올릴 수 있고, 그것이 유권자들에게 어필되면 당선될 수도 있다. 유권자들이 당의 색깔을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감을 보고 투표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가 발전했다는 증거다.”

민주당은 지난 18대 국회 때 유 의원의 복당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복당문제가 잘 풀릴 것 같은가.
“지난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에 두 번이나 복당을 신청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당선되면 민주당에 복귀해서 연말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데 선봉에 서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다. 이번에는 복당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다. 총선 이후에 낙선한 민주당 장기철 후보가 나의 복당을 막지 않겠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5월 4일) 직전에 전북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 앞에서 나의 복당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됐으니까 복당문제가 연말까지 갈 것 없이 19대 국회 원구성 전에 마무리됐으면 한다.”

복당과 관련해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막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 지역 의원 출신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 관련 소문이었는데.
“지금은 무소속으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으니까 과거의 이야기를 접고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 제가 김원기 전 의장 추천으로 지방선거(정읍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복당문제와 관계없이 찾아가서 잘못이 있으면 사과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 것이다. 이미 제 뜻을 그쪽에 전달했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김 전 의장을) 찾아가고 싶다.”

안철수 원장 측으로부터 같이하자고 제안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안철수 원장으로부터 그런 제안을) 직접 들어본 적은 없다. 다만 안 원장 개인의 뜻인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권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안철수 원장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얘기하는 것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다. 그것이 안철수 원장 본인의 분명한 뜻인지는 모르겠다.”

안철수 원장 등 대선후보들이 함께하자고 제안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대선후보들 중 누구인가는 도울 것이다. 대선후보들 중 누가 우리나라의 통합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가가 최대의 관심이다. 통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능력과 의지가 확고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우리 앞에는 남북한간의 통합, 지역간의 통합, 계층간의 통합, 세대간의 통합문제 등이 있다. 우리나라를 통합의 길로 이끌어갈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만약 안철수 원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이런 나의 생각에 대한 안 원장의 견해나 의지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다른 대선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6일 경남 창원에서 김두관 경남지사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지사를 만난 이유는 무엇인가.
“대선과 상관없이 지방자치 문제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모임에 갔었다. 청목회라는 민선 3기 50대 미만 자치단체장들의 모임이 있다. 모임 날짜는 오래 전에 약속돼 있었다. 김 지사는 청목회 멤버는 아니지만 남해군수(민선 1~2기)를 해서 같이했다. 그 다음날 김 지사가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을 만나면서 (이 모임 개최가) 김두관 지사의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비쳐졌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모임에서는 주로 지방자치의 장래 등에 대해 얘기했고, 대선 얘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 농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여파 등으로 갈 길을 잃고 있다. 농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미 FTA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기습적인 날치기로 제대로 농민들에 대한 피해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우선 농업에 대한 피해보전을 위해 마련해놓은 각종 직불금을 상향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농촌을 안정시킨 이후에 농업의 생산성 향상 등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FTA 하에서 축산부문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축사를 마을에 짓지 말고 논·밭 한가운데에 지어, 거기서 나오는 가축분뇨를 퇴비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유기농 퇴비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농업을 친환경·유기농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시켜야 한다. 농업 경쟁력의 핵심은 이런 순환복합영농이다. 또한 현재 농산물의 유통단계가 복잡하고, 중개업자들의 유통마진도 너무 높은 것 같다. 농협에서 유통사업의 기능을 확대해서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구인 정읍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산하 방사선과학연구소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발전분야인 원자력만 강조한 나머지 비발전 분야인 방사선분야에는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 원자력의 경우 발전분야에만 일방적으로 치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진국은 정반대다. 미국은 비발전과 발전부문의 비율이 8대 2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9(발전부문)대 1(비발전 부문)이다. 원자력 비발전 부문의 세계 시장 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사선 이용산업이다. 정부가 원전 1기를 짓는 데 드는 돈을 방사선 분야에 투자한다면 방사선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원자력의 비발전 분야 육성에 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이다.”

<글·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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