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를 가다

문성근 ‘노무현 복수혈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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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을, 전·현직 의원 4명 포함 16명 각축

4·11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월 27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준 전국 245개 지역구에서 예비후보들이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면서 공천을 따내기 위해 지역을 누비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각 당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분주하다.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자들의 경쟁률도 치열하다. 1월 27일 현재 1560명의 예비후보자가 등록, 평균 6.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총선은 야권의 약진이 예상되면서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자가 넘치는 게 특징이다. 각 지역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 한나라당과 1대 1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구가 어디인지 찾아보고, 각 지역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과 판세를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부산 북·강서을

[총선 격전지를 가다]문성근 ‘노무현 복수혈전’ 나선다

이번 총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곳은 부산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민주통합당에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함께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야도(野都) 부산 회복을 내세우면서 야권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부산 북·강서을에서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는 4선을 노리고 있는 허태열 정무위원장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김도읍 후보도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허 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성근 최고위원과 17대(열린우리당)·18대(민주당) 총선에서 이 지역에 후보로 나섰던 친노인사인 정진우 전 한국감정원 이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설부길 통합진보당 부산 북강서구위원회 위원장이 단독 후보로 나섰다.

부산 북·강서을은 2000년 총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와 허태열 후보가 맞붙어 노 후보가 패했던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4선을 노리는 허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한나라당 내에서 불고 있는 공천 쇄신 바람이다. 지난해 12월 허 위원장은 “당과 박근혜 대표를 위해서라면 가능성을 열어놓고 돕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총선 불출마 선언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지만, 총선 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지역구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허 위원장 측은 “부산에 3선 이상 중진이 6명인데, 지역 여론이 좋은 곳은 이곳뿐”이라며 “문성근이라는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후보를 이기려면 무게감 있는 허 위원장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북·강서을에 도전했다는 상징성을 이어받았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일정이 없으면 지역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설에도 부산에 머물면서 선거운동을 했다. 부산 북·강서을에 지역 연고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지역구도 타파라는 대의가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면 바람이 불 수 있다. 문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후보 단일화다. 17대·18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후보로 나섰던 정진우 후보는 문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에 반발하는 기류가 있다. 10년 넘게 지역을 닦아온 통합진보당 설부길 후보와의 단일화도 어려운 문제다. 설 후보는 “10년 넘게 지역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뿌리를 내려왔다”며 “문 최고위원은 지역 연고가 없기 때문에 그를 모르는 유권자도 많다. 야권 단일화를 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것은 아는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을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 서울 마포을이다. 현역의원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다. 강 의원은 잦은 고소로 인지도는 높지만, 이미지는 갈수록 나빠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현직 의원 4명을 포함해 16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성동 의원(비례대표)이 마포을에 출사표를 던졌고,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정무기획국장을 지냈던 김혜준 후보 등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성동 의원은 지난해 5월부터 마포을로 이사를 와서 지역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김성동 의원은 “마포을 지역 교회에서 장로를 맡고 있고, 지인이 이곳에 많아 선택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총선 격전지를 가다]문성근 ‘노무현 복수혈전’ 나선다

민주통합당은 쟁쟁한 예비후보들이 포진해 있다. 민주통합당 김유정 원내대변인과 17대 총선 때 마포을에서 당선된 정청래 전 의원,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냈던 정명수 후보 등 8명의 후보가 나섰다. 김유정 원내대변인과 정 전 의원의 맞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출신으로 18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민주당 대변인 역을 해왔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18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모 초등학교 교장에게 욕설을 했다는 일간지 보도로 타격을 입고 6400여표 차이로 낙선한 비운의 정치인이다.

이후 법원은 정 전 의원이 교장에게 폭언한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판결했다. 19대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정 전 의원은 지역구를 탄탄히 닦아온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 전 의원은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을 해온 지 10년이다. 지역에 뿌리 내리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이곳에는 이순신 장군이 와도 안 된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에서도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참여정부 시절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홍보팀장을 지냈던 김철 후보,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김태완 후보 등 민주노동당 출신 후보 2명, 국민참여당 출신 후보 2명이 후보로 나섰다. 통합진보당 내에서의 후보 단일화 문제도 치열하기 때문에 야권 단일화까지 이루려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현역의원인 강용석 의원은 마포을에서 재선을 노리지만, 가시밭길이라는 평가가 높다. 강 의원 측은 “등록을 아직 하지 않았지만 출마는 한다. 한나라당 당적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어렵다”면서 “선거가 다가오면 표를 얻기에는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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